"전혀 생각도 못했어요".
SK 박정권(29)은 1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작렬시키며 팀의 창단 3번째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MVP 투표에서도 재투표 끝에 71표 중 38표를 얻어 박경완(32표)을 제치고 당당히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지난 2004년 데뷔 후 가장 큰 상을 받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박정권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14타수 5안타 타율 3할5푼7리 1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차전에서 6회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상쾌하게 시리즈를 시작한 박정권은 2차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3차전에서 8회 멀찍이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4차전에서도 박정권은 1-0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4회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날려 통합우승으로 가는 길을 안내했다. 안타 5개 중 3개가 장타였으며 모두 결정적인 순간 터져나온 영양가 만점의 한 방이었다.

박정권은 "MVP를 예상하지 못했다. 누구 상을 빼앗은 느낌"이라며 "팀원들한테 조금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 모든 선수들이 고생해줬는데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특히 박경완 선배께 죄송하다"며 개인의 영광보다 팀의 영광이 먼저임을 밝혔다. 박정권은 "동료들에게 뭐든지 해주고 싶다. 맛있는 것이라도 사주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가을에 유독 강한 이유에 대해 "성격이랑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성격이 조금 소심한 편인데 큰 일이 닥치면 오히려 차분해지고 대범해지는 성격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큰 일이 닥쳤을 때 당황을 잘 안 한다. 오히려 조그만 일에 당황한다"며 "가을잔치는 큰 경기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너무 부담이 돼 몸이 굳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하지 않고 즐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정권은 "이런 큰 경기가 너무너무 재미있다"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진정한 가을남자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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