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달았으니 다들 확실한 기회를 잡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솔직히 저도 열심히 연습하고도 확실한 기회를 잡지 못한 데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꼭 1년 전 국제무대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아쉬움을 털어놓던 청년. 이제는 5할4푼5리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하며 오는 11월 열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맹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소년장사' 최정(23. SK 와이번스)이 고감도 타격을 자랑하며 팀의 3번째 통합우승에 공헌했다.

최정은 팀의 4연승으로 끝난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경기서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을 올리며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제패에 힘을 더했다.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선배 박정권에게 넘겨줘야 했으나 2차전 연타석포로 물줄기를 SK 쪽으로 끌고 왔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2007시즌부터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최정이지만 지난해까지 3년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은 1할8푼3리(60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역전 결승 투런으로 결정력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맹타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었던 성적.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해 유격수 수비 훈련을 받기도 했던 최정은 그해 99경기 2할6푼5리 19홈런 58타점에 그쳤다. 주전 선수로서 제 몫을 하기는 했지만 2008년 3할2푼8리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던 그의 성적표로 보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대표팀에 합류한 뒤 저도 열심히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출장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다들 경기장에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어 제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사실이잖아요. 교체 멤버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 페이스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고 그 여파가 시즌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자책감 속에서 2009시즌을 돌아본 최정의 한 마디였다.
올 시즌 최정은 3할 20홈런 80타점으로 홈런-타점 부문에서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한국시리즈에서도 5할대 타격을 선보이며 맹위를 떨쳤고 3루 수비면에서도 치명적인 약점을 비추지 않았다. 조동찬(삼성)과의 대표팀 3루 예비 경쟁에서 한 발 앞선 것이 현재의 최정.
"휴식기 동안에도 끊임없는 훈련 덕분인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던 것 같다"라며 한국시리즈 고감도 타격에 대해 자평한 최정. 성실함과 센스를 토대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뒤 대표팀 주전 3루 자리까지 노리는 그의 눈빛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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