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란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순수하고 진지한, 그러나 호탕하게 웃을 줄 아는 배우 고수. 속마음을 훤히 내비칠 것 같은 큰 눈으로 연기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풀어놓는 그를 만났다.
영화 ‘백야행’에 이어 1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고수.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통해 ‘고비드’ ‘고수앓이’ 열풍을 일으켰던 고수가 이번에는 강동원과 함께 열연한 꽃미남 영화(?) 아니, ‘초능력자’로 다시 한번 관객들 앞에 섰다.
5개월간 ‘초능력자’에 빠져 살다 개봉을 앞둔 고수는 스스로도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놨는데 관객들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더 이상 하고 싶어도 말 할 수 없다. 영화로 보여줘야한다. 우리의 결과물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할지가 궁금할 뿐이다. 그저 영화를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 즐겁게.”

이번 영화에서 고수는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 임규남으로 분했다. 욕심도 편견도 없이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순도 100% 열혈 청년이다.
지금까지 고수는 유독 ‘청년’이란 말과 잘 어울리는 삶을 살았다. 작품마다 건실하면서도 순수한 청년을 연기했던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청년 같다(하하하). 아름다운지는 모르겠지만, 청년인 것 같다. 청년의 이미지는 선악의 기로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 청년이 아닌가 한다. 그걸 넘어서면 어른이다. 한 곳에 안주하고 정해놓은 대로 사는 것이 어른이라면 나는 그런 면에서 청년이 아닌가 한다.”

순수청년 말고도 고수에게는 또 다른 수식어가 있다. 다비드의 조각외모를 닮았다하여 ‘고비드’, 여심을 흔드는 것을 넘어 앓게 한다고 해 ‘고수앓이’가 바로 그것. 고수에게 넌지시 묻자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가볍게 하는 것이라 생각해 재밌고 좋다. 특별히 부담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 말들이 나를 웃게 해주는 것 같다. 사실 처음 들었을 때는 민망했는데 팬들이 지어주신 만큼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사실 나는 ‘야’라고 불려도 ‘...(점점점)’이라고 불려도 괜찮다. 뭐든 나를 부르는 게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가 끝나면 임대리라고 불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고수는 유독 스캔들이나 루머가 없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일 게다. “남한테 피해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남들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이야기꺼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 조용히 지낸다. 연기자니 연기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말이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고수. 여배우와의 멜로가 주특기였던 그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꽃미남’ 배우 강동원과 대결 아닌 대결을 펼친 것에 대해 “편했다”고 말했다. 다소 의외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그의 답이 돌아왔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일이 많이 없을 것 같다. 두 남자가 한 영화의 주가 되고 호흡을 맞추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촬영할 때를 떠올려보면, 길쭉한 친구랑 눈 똥그란 친구랑 둘이 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초능력자’ 개봉을 앞둔 고수는 현재 6.25 전쟁을 다룬 영화 ‘고지전’ 촬영에 한창이다. “지금은 20% 정도 진행된 상태다. 전쟁이 3년 간 치러진 만큼 4계절을 모두 담기 위해 시간을 두고 촬영하고 있다. 전쟁영화라 현실적으로 와 닿는 부분이 많다. 찍으면서 옛날 고증도 하고, 그 시절에 살았던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쟁에 대한 끔찍함도 함께 느끼고 있다. 폭탄 소리를 들으며 누워있으면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실감이 안날 때도 있다.”
2008년 군대에서 제대해 잠시 쉴 틈도 없이 연달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아직 정렬과 열정이 많이 남아있으니까”라고 말했다. “오래 쉬다보니 아직까지 작품에 쏟아 부을 힘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아직은 힘들거나 지치지 않는다. ‘으쌰 으쌰’ 하고 있다.”
한편 영화 ‘초능력자’는 할리우드 SF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초능력자’와 그 능력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남자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오는 11월 11일 개봉한다.
bongjy@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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