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양의지, 4연속 PO 두산의 '자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21 07: 04

만약 이들을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더라면 팀의 상위권 성적을 장담할 수 있었을까. 우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한국시리즈 진출 문턱에서 아깝게 쓰러졌던 두산 베어스지만 결코 의미가 없는 성적은 아니었다.
 
마무리-선발을 거친 실력파 우완이 계투진의 중심축을 잡았고 신예 포수가 센터라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로 두각을 나타냈다. 주인공은 홀드왕(23홀드) 정재훈(30)과 포수 양의지(23)다.

 
포스트시즌 4피홈런으로 아쉬움을 비췄으나 정재훈은 올 시즌 8승 4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 자책점 1.73으로 두산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확실히 공헌했다. 또한 경찰청을 제대하고 가세한 양의지는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 자격을 갖춘 포수로는 최초로 시즌 20홈런 기록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들은 자칫 2010시즌 전 트레이드 선상에 놓여 다른 팀으로 떠나갈 뻔 했던 선수들. 다행히 팀은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 이적이 아닌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기대했고 이는 값진 결실로 나타났다.
 
2008시즌 전반기까지 마무리로 활약하다 본격적으로 선발로서 활약을 타진했던 정재훈은 지난 시즌 5승 5패 4홀드 평균 자책점 4.44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중반 어깨 통증으로 잠시 휴지기를 가졌고 결국 '선발로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팀 내부에서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이와 함께 정재훈을 놓고 한 수도권 구단 선발요원과의 트레이드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은 생각을 바꿔 경험을 두루 갖춘 정재훈을 그대로 활용하기로 결정한 뒤 2010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정재훈은 올 시즌 호성적으로 팀의 상위권 성적 유지에 공헌했다.
 
"경력도 있는 투수인만큼 확실히 팀의 중심축이 되어야 하는 투수다. 그의 활약을 기대한다". 시즌 전 정재훈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이렇게 이야기했고 선수는 그 기대치에 제대로 부응했다. 포스트시즌 4피홈런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가 없었더라면 이재우, 김상현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 자칫 계투진이 붕괴되었을 수 있었다. 정재훈의 활약상은 그만큼 값졌다.
 
양의지 또한 마찬가지다. 경찰청에서의 2년 간 파괴력을 갖춘 포수 유망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1군에서의 경험이 거의 전무했던 양의지는 올해 초 지방 구단과의 트레이드 논의 당시 상대가 지목했던 카드다. 1군에서의 족적이 없었음에도 그의 가능성을 높게 봤던 상대 구단의 관찰력이 돋보였던 대목.
 
미야자키 전지훈련 초기만 해도 당장의 활약보다는 양의지의 미래 가치를 더 높게 보던 김 감독. 그러나 김 감독은 상대 구단이 팬들에 알려지지 않았던 그를 '찍었다'는 점에 주목, 양의지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의지는 시즌 두 번째 경기이던 3월 28일 잠실 KIA전서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낸 동시에 역전승 발판을 만드는 활약으로 1군에 제 자리를 만들었고 이제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우뚝 섰다.
 
"의외로 첫 경기부터 잘해줘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계속 지켜보니 야구에 임하는 자세가 확실히 남다르더라. 고향집에서 자신에게 쏟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잘 알고 절박하게 야구에 달려드는 모습에 기회를 주지 않을라야 안 줄 수가 없었다". 시즌 중 양의지의 대견한 활약에 김 감독이 밝힌 한 마디. 양의지는 경기 경험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점차 한 팀의 주전 포수로 성장 중이다.
 
자칫 '남의 선수'가 될 수도 있던 그들은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축으로 자리를 굳혔다. 매물로 전락할 위기를 딛고 확실한 팀의 자산이 된 정재훈과 양의지의 활약은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낸 두산의 커다란 위안거리였음에 틀림없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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