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스트 김재현은 누구인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0.10.21 11: 01

포스트 김재현은 누구인가.
SK가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중요한 재목을 잃었다. 자신이 1년 전 공언한대로 우승을 한 뒤 은퇴하겠다는 '캐넌히터' 김재현(35)이 옷을 벗을 모양이다. SK로서는 김재현의 은퇴를 받아들이면서도 당장 내년 시즌 김재현의 공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4~5년은 더 뛸 수 있다. 술 한잔 마시면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김재현의 존재를 인정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한 SK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김재현의 존재감과 역할은 지대했다.

2007년 김성근 감독의 첫 대권으로 가는 길을 닦은 선수는 바로 김재현이었다. 문학구장에서 가진 1~2차전을 두산에게 거푸 내준 SK는 벼랑끝에 몰렸다. 김재현은 1차전에는 선발로 나섰지만 2차전에서는 제외됐다.
김 감독의 대권 플랜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쓰임새가 아니었다. 그러나 3차전부터 붙박이 3번타자로 출전해 팀 타선을 이끌었고 4연승 역전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성적은 3할4푼8리, 2홈런, 4타점. 당당히 한국시리즈 MVP를 획득했다.
이듬해 2008년 다시 맞붙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은 2할3푼1리에 그쳤지만 2개의 홈런포를 날리며 2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KIA와의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는 겨우 11타석에 들어섰고 1할1푼1리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김재현의 부진과 함께 팀은 쓰라린 한국시리즈 역전패를 당했다.
2010년 김재현은 오롯하게 일어섰다. 3-3 동점이던 5회말 공격에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6회에서도 쐐기 안타를 날렸다. 3타점을 쓸어담아 1차전 역전승의 원동력이 됐다. SK는 중요한 1차전을 잡으면서 기세를 몰아 내리 4연승을 거두었다. 이후 3경기에서는 병살타 2개를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그가 일등공신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김재현은 고질적인 부상과 발이 늦어 주로 지명타자로 나선다. 상대투수에 따라 선발출전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올 리그에서 10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126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타율도 2할8푼8리로 높은 축에 속한다. 타선에서는 활용가치가 아직은 높다.
더 더욱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긴장감이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찬스에서 유난히 강하다. 결정적인 순간 김재현의 방망이가 터진다. 흐름을 되찾고 승기를 틀어쥐는데 긴요한 활약을 해왔다. 덕택에 SK는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이 있을 수 있었다.
SK는 내년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를 것이고 어쩌면 한국시리즈에 다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김재현 없는 SK의 가을은 어떨까. 그 공백을 메울만한 포스트 김재현이 나타날 수 있을 지 정말 궁금한 대목이다.
su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