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선정성 시끌시끌 "치마 길이 잴까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10.21 08: 22

"치마 길이를 재야하는 건가요?"
 
한 방송 관계자가 걸그룹 선정성 논란을 두고 한 말이다. 뜻은 선정성 규제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은 미성년 가수들이 선정적인 옷을 입고 나와 선정적인 춤을 추고 있었고, 오락프로그램에서도 미성년 아이돌에 섹시한 춤을 출 것을 요구한다며 걸그룹의 선정성에 대해 질타, 다시금 걸그룹 선정성 논란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미성년자 멤버가 있는 그룹이 주 시청층이 청소년인 음악프로그램에서 섹시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것이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동의하나, 그 정확한 기준을 잡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관적이기에 모호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현장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걸그룹, 특히 미성년자 멤버가 포함된 그룹의 안무와 의상은 '자체규정'이 진행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가치인 한국에서 엄격한 규제 방안이 사실상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보다는 자율적인 단속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란 반응이다.
KBS 2TV '뮤직뱅크' 측은 걸그룹 선정성 지적에 대해 "'뮤직뱅크'에서 자체 규정을 시행중이고 '뮤직뱅크'용 안무는 따로 있다"라고 설명했다.
'뮤직뱅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뮤직뱅크' 안무는 따로 있다. 매니저들이 안무가 과하다고 싶으면 알아서 수정해 무대에 올린다. 실제로 미쓰에이의 '배드걸 굿걸'의 누워서 엉덩이로 춤을 추며 올라오는 안무는 '뮤직뱅크'에서 일부 수정해 올렸다"라며 "많은 그룹들이 알아서 스스로 의상이나 무대를 신경쓰는 규제하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많이 걸러서 무대에 올린다. 프로그램 역시 자체적으로 선정적인 마케팅을 쓴다거나 나이가 너무 어린(초등학생) 멤버들로  GP베이직은 아예 출연이 금지됐다. 자체규정이 엄격한 편"이라고 전했다.
'뮤직뱅크' 뿐 아니라 지난 6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성 주의 권고를 준 뒤 지상파 방송 3사 가요프로그램은 내부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기본적인 심의 규정을 갖고 자체규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사전에 진행되는 리허설에서 가급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을 걸러내고 있다.
가요기획사의 한 매니저는 "요즘에는 매니저들 선에서 자체 정화가 상당히 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도 선정적이다, 야하다고 때리니 사실 난감한 부분이 있다. 사실상 주관적인 부분이라 어떤 기준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보기 나름아닌가, 치마 길이를 몇cm라고 딱 규정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전했다.
또 다른 걸그룹 관계자는 "걸그룹 한류가 국위선양을 하는 시대에 외국팬들은 걸그룹을 아티스트처럼 보는 반면, 오히려 한국은 엄격하게 잣대를 내미는 것 같다. 복장과 안무를 별도로 준비해 사전에 걸러지도록 해도 선정적으로 보면 그렇게 보인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은 '쇼'다. 이 쇼에 대해 과도하다, 선정적이다 등의 주관적인 평가를 들이민다면 어떤 퍼포먼스나 안무를 준비할 수 있겠나"라며 아쉬워했다.
또 시청률에 민감한 방송사들이 노출을 권하는 분위기였다가 갑자기 복장 검사에 나섰다는 반응도 있다. 정부, 방송사, 기획사까지 여러 이해관계를 둘러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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