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린 신태용(40) 감독이 지장의 면모를 보이며 성남 일화를 6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다.
성남은 지난 20일 저녁 탄천종합운동장서 열린 알 샤밥과 2010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서 조동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해 1,2차전 합계서 4-4로 동점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전에 올랐다.
이날 경기서는 신태용 감독의 지략이 빛났다.

경기 전 신태용 감독은 공격에서는 알 샤밥 수비진이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최종 수비라인과 골키퍼 사이의 공간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력을 세웠고 수비에서는 맨투맨 방어와 지역 방어를 적절히 혼합해 무실점 경기를 목표로 삼았다.
신태용 감독의 주문대로 조동건은 전반 30분 최종 수비인과 골키퍼 사이를 빠르게 파고들어 조병국의 헤딩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부근서 가위차기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신 감독은 알 샤밥의 핵심 선수를 카마초로 판단하고 김성환에게 전담 마크를 주문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김성환에게 카마초가 화장실에 가면 화장실까지 따라가라고 말했다. 카마초와 2m 이상 떨어지지 말라고 주문했는데 수비를 잘해줬다. 나흘 동안 집중 훈련을 하긴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었을 텐데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성남은 오는 11월 13일 도쿄국립경기장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올라온 조바한(이란)과 단판 승부로 치를 결승서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 복귀를 노리게 됐다.
하지만 성남은 결승에 베스트 맴버가 출전하지 못한다. 알 샤밥전서 경고를 받은 간판 공격수 라돈치치와 전광진이 경고 누적, 홍철은 아시안게임 차출로 인해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
감독으로서 지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결승전서 어떤 묘수를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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