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 독수리들이 돌아왔다.
한화의 마무리훈련이 한창인 지난 22일 대전구장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2008년을 끝으로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자리를 비워야 했던 외야수 고동진(30)과 내야수 한상훈(30)이 바로 그들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그들이 2011시즌 복귀를 앞두고 마무리훈련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한화는 오프시즌 중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는 상태. FA 영입이나 트레이드 계획도 없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고동진과 한상훈의 존재는 그래서 한화에게 더욱 반갑다. 2년간의 공백기가 우려되지만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라 감각을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한대화 감독은 "수비가 좋은 선수들인 만큼 방망이만 되면 좋을 것"이라 말했다.

고동진과 한상훈은 1980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2003년 함께 한화에 입단했다. 입단 초에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3년째를 기점으로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고동진은 날카로운 타격을 지닌 발빠른 외야수, 한상훈은 안정된 수비로 각자의 입지를 다졌다. 2005~200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때 바로 이들이 조연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나란히 2008년을 끝으로 입대했다.
고동진은 "돌아오니 생소한 얼굴이 많아졌다"며 웃어보였다. 코칭스태프부터 선수들까지 그가 입대하기 전후로 구성이 매우 많이 바뀌었다. "어차피 같이 야구하던 선수들이라 적응하는 데에는 문제없다"고 덧붙인 고동진은 "요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 마음이 좀 그렇다. 우리 선수들도 큰 무대에서 뛰어야 할텐데"라며 "그동안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이 안 좋았는데 잘하고 싶다"고 했다. 한상훈도 "2년 동안 밖에서 야구를 봤는데 팀 성적도 좋지 않았고 보는 마음도 편치 않았다"고 거들었다.

두 선수 모두 수비는 좋지만 타격이 다소 약하다는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대화 감독도 두 선수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보며 직접 하나 하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고동진은 "감독님께서 방망이를 강조하신다. 컨택트 능력을 기르도록 하겠다"고 했고 한상훈도 "결국은 타격이 관건인데 죽어라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 모두 "그동안 경기를 뛰지 않아 실전감각이 문제지만 빠른 시간에 극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어쩌다 보니 같이 나가서 같이 복귀하게 됐다"며 멋쩍어하는 동갑내기 고동진과 한상훈. 서로 "네가 더 나이가 많아 보인다"며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허물없다. '허슬독수리'로 명성을 떨쳤던 두 선수가 나락에 빠져있는 독수리 군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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