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 새 사령탑 양승호(50) 감독이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3년(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임기로 정식 취임했다. 양 감독은 "어떻게 보면 롯데 감독 자리는 무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행운"이라며 롯데를 내년 시즌 당장 우승으로 이끌 것을 다짐했다.
그렇다면 양 감독은 어떤 야구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양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첫 인상을 묻는 질문에 첫 마디가 "선수단은 정말 좋다"였다. 그러면서 그는 "롯데 타선은 모두가 타팀에서 중심타선"이라는 말과 함께 "투수력이 부족하고 수비가 약하다는 말이 있다. 기초를 튼튼히 하면서 스몰야구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기존의 롯데 타자들의 장점인 '선이 굵은 야구'에 기초를 튼튼히 한 '스몰야구'를 접목시키겠다는 뜻이다.

롯데는 올 시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지휘 아래 선이 굵은 화끈한 타격을 바탕으로 하는 메이저리그식 '빅볼'을 했다. '타격 7관왕' 이대호를 앞세운 롯데는 8개구단 가운데 타율(2할8푼8리), 안타(1345개), 홈런(185개), 총루타(2152루타), 타점(739타점), 장타율(4할6푼1리) 등 공격 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홍성흔(26개), 가르시아(26개), 강민호(24개)까지 20홈런 이상이 4명이나 됐다. 공격만큼은 어떤 구단보다 압도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롯데는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 수 실책(102개)을 저질렀다. 희생타 101개를 기록해 두산(92개) 다음으로 적고, 사사구는 487개를 얻어 8개구단 최소다. 마운드에서는 평균자책점이 4.82로 전체 6위, 세이브(21개), 피안타(1291개), 피홈런(149개), 고의사구(41개), 탈삼진(779개)등 5개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수비 실책이 많았고, 투수진이 허약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양 감독은 "아직 선수단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롯데의 장점인 '강타선'과 단점인 '세밀함과 마운드'를 명확히 꽤뚫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수비는 연습밖에 없다. 공격력은 기복이 있다. 수비 연습을 많이 시킬 예정이다. 투수력은 외국인 선수와 기존 선수의 능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감독 결정과정까지 워낙 짧은 시간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말과 달리 초보 감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양승호 감독은 롯데의 현실과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행운의 팀이다. 롯데는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이다. 감독이 초보고 경력이 없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자신있게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 드린다"고 말한 양 감독. 이제는 논쟁이 아닌 그의 말에 힘을 실어줄 때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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