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을 했던 만큼 좀 더 재활기간이 필요했다. 본인 스스로도 그에 대한 부담이 커서 1학년 때처럼 시원하게 공을 던지지 못한 탓도 컸고".
신인으로서 출발점인 지명 순위가 당초 예상보다 낮기는 했으나 투지와 습득력으로 프로무대에서 이름을 떨치는 선수가 되길 바랐다. 가내영 제물포고 감독이 지난 8월 16일 2011 신인지명서 2순위(전체 10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좌완 이현호(19)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진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마친 뒤 1주일 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훈련을 재개한 제물포고는 오는 11월 16명의 신입생을 합류시켜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 강호로서 확시한 자리 굳히기를 노리고 있다. 과거 인천고, 동산고에 가려져 전국 무대에서 위력을 발산하지 못했던 제물포고는 최근 들어 남태혁(LA 다저스), 홍유상(홍익대), 이현호 등을 앞세워 전국무대에서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으로까지 성장했다.
1990년 태평양에서 데뷔한 뒤 현대-쌍방울-SK-KIA를 거치며 14시즌 통산 통산 34승 43패 15세이브 평균 자책점 4.71의 성적을 남긴 가 감독은 4년 째 모교 지휘봉을 잡고 있다. "모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밝힌 가 감독은 확실한 지원 속에 유망주로 자라나는 후배들에 대한 솔직한 부러움도 숨기지 않았다.
"내가 재학 중일 때는 감독께서 혼자 팀을 꾸리셨는데 이제는 지도 체계가 분담되어 있고 동문들의 후원도 대단한 점은 부러운 것이 사실이다. 내가 선수 생활 동안 못 다한 것들과 프로 무대에서 느꼈던 것을 최대한 전달해주려 노력 중이다. 선수 본인이 열심히 하면서 프로에서도 스타 플레이어로 자라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이야기 도중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현호에 대한 말이 나왔다. 이현호는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는 동시에 지난 8월 캐나다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서도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등 위력을 떨쳤다. 1라운드 지명이 기대되던 유망주였으나 예상보다 낮은 순번으로 2라운드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지명 당시 연고팀 SK에 지명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한 동문들의 목소리도 컸다.
"허정욱 SK 스카우트팀장도 우리 학교 출신이다. 그러나 신인 지명은 스카우트 개인이 아닌 팀 상황에 따라 운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현호가 연고팀에 지명받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해 할 이유는 없다".
전국체전을 마친 후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를 치르고 있는 두산 1.5군 팀에 합류한 이현호는 2학년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전력의 투수다. 그러나 학교 성적이 중요했던 만큼 충분한 재활기간을 거치지 못한 채 8개월 후 다시 공을 잡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로 인해 릴리스포인트 순간 어깨가 수직선상에서 팔꿈치보다 앞으로 나오는, 공을 상대적으로 빨리 뻗는 투구폼으로 2010년 막판에는 아쉬운 모습을 비췄다.
"아픈 곳이 있었다기보다 재활 기간이 8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1학년 때처럼 과감하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래서 부상 재발 우려로 인해 팔꿈치를 힘껏 휘두르지 못하고 공도 확실히 끌고 나오는 모습이 없었다". 학교 성적도 무시할 수 없던 가 감독인 만큼 제자의 재활 기간이 짧았다는 데에 일말의 미안함을 비춘 것.
그러나 가 감독은 이현호의 근성과 능력을 높이 사며 더 큰 무대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길 바랐다. 지역 내 다른 학교에 비해 프로 무대에서 명성을 떨친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신흥 강호의 에이스로 활약한 위력을 프로야구에서도 발휘해 주길 기대한 것.
"현호의 가장 큰 장점은 죽기보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근성이다. 고교 3년 간 그렇게 강하게 자신을 담금질한 선수고 그만큼 좋은 선수로 성장했다. 프로 구단의 몸 관리 체계와 좋은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으로 성장해주었으면 좋겠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이현호./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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