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성이 절로 나왔다. 낮게 깔리면서 수비수 사이를 파고든 김나래(20, 여주대)의 프리킥은 그만큼 날카로웠다.
김나래가 23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피스퀸컵 수원' 결승전 호주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45분간 활약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이 3번의 도전 만에 이룬 첫 피스퀸컵 우승이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최근 한국 여자 축구의 상승세와 달리 잦은 일정에 지친 선수들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모두 0-0으로 비긴 것이 그 증거였다.

추첨이라는 행운 속에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결승전 상대가 바로 호주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한국은 호주와 역대 전적에서 1승 1무 8패로 부진했었다.
그러나 한국에도 희망은 있었다. 필드 플레이로 득점을 일궈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김나래의 한 방이 있었던 것.
이번 대회에서 국가대표에 데뷔한 김나래는 뉴질랜드전에서도 크로스바를 직격하는 프리킥으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낸 바 있었다.
김나래는 그 기대대로 전반 16분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한국에 선제골을 선물했다.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와 골포스트 사이를 절묘하게 뚫는 득점이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득점이기도 했다.
우승을 자신했던 호주는 김나래의 한 방에 무너졌다. 강한 힘을 무기로 한국을 밀어붙였지만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의 수비를 뚫지는 못했다.
오히려 한국은 후반 11분 지소연의 감각적인 침투 패스에 이은 전가을의 돌파로 추가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호주도 후반 12분 캐스린 질이 헤딩으로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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