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자들도 잘 치고, 투수들도 예상했던 것 보다 좋았다".
한국 야구 태표팀이 제17회 대륙간컵야구대회에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대만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김정택(57, 상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3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막강 화력을 과시한 대만 타선을 막지 못하고 5-11로 패했다. 1만 5000명 대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기싸움에서도 졌다.
대만 전력 분석차 현지로 날아간 한 야구 관계자는 23일 밤 OSEN과 전화 통화에서 "대만 선발 투수였던 천훙원(24, 시카고 컵스 트리플A)의 공도 좋았고, 타자들도 힘이 있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국은 우규민(25, 경찰청)이 선발 등판했지만 1회부터 2실점하며 조기 강판됐다. 1회말 린저슈엔(22, 보스턴 더블A)과 귀옌원(22, 상비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이어 3번 천용지(27, 피츠버그 더블A)를 맞아 무사 1,3루에서 구원 등판한 임준혁이 폭투루 한 점을 더 내줬다.
한국은 3회초 이지영(24, 상무)이 천훙원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때려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3회말 공수 교대뒤 린즈성(28, 라뉴 베어스)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1-3으로 다시 벌어졌다. 린즈성은 2년 연속 대만리그 홈런 1위다웠다.
한국은 5회 4점을 더 내주며 승패가 엇갈렸다. 1사 1, 3루에서 천용지(27, 피츠버그 더블A)의 땅볼로 1점을 더한 뒤, 2사 1, 2루에서 지명타자 천쥔시우(22, 클리블랜드 더블A)에게 3점홈런을 맞아 1-7로 벌어졌다. 한국은 7회초 김재환(상무)의 2점홈런 등으로 3점을 만회했으나 8회말 다시 대거 4실점해 승부가 결정됐다.
한국 관계자는 "이날 관중이 꽉 차서 그런지 선수들이 초반에 긴장을 했다"고 말한 뒤 "5-7까찌 따라 갔는데 심판이 수비 방해, 보크 등 연속해서 선언했다. 편파적인 것이 있었지만 대만이 우리보다 더 잘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선발 천훙원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대만 선발 천훙원은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180cm, 95kg의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한 우완 하이 스리쿼터형 투수다. 천훙원은 11월에 열리는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도 뽑힌 만큼 우리로서는 경계해야 할 선수가 됐다.
이날 천훙원은 한국을 상대로 6⅓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1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 본 메이저리그 A 스카우트는 경기 후 OSEN과 전화통화에서 "직구가 150km까지 나왔고, 제구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 천훙원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원래는 더 잘 던진다"고 평가했다.
한편 홈런을 친 린즈성(28, 라뉴 베어스)과 천쥔시우(22, 클리블랜드 더블A)도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이 둘은 22일 OSEN과 전화 통화를 한 대만 관계자가 요주의 인물로 찍었던 타자들이다. 린즈성은 전형적인 파워 히터로 대만리그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3할1푼2리의 타율에 31홈런을 기록했다. 천쥔시우는 추신수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산하 싱글과 더블A에서 3할1푼5리의 타율에 12홈런을 기록했다. 원래 투수 출신이지만 포수로 전향했다. 방망이 능력은 뛰어 나지만 아직 수비가 부족해 주전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특히 린즈성과 천쥔시우 모두 직구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은 것은 아시안게임 대비를 위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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