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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가 유독 많았던 한 해다. 그만큼 스크린 속에 피가 유독 많이 나왔고, 피도 눈물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악마 같은 살인마도 여럿 등장했다.
그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기파 배우 최민식과 선과 악을 넘나드는 유지태는 올해 최고의 살인마가 아닐까 싶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심야의 FM’에서 유지태는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분했다. 라디오 DJ 고선영(수애 분)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가족을 납치하고 살인을 하는 유지태는 섬뜩한 매력을 뽐낸다.
특히 ‘올드보이’에 이어 7년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유지태는 ‘올드보이’의 차가움 대신 뜨거운 살인마다. 이 영화를 통해 유지태는 ‘역시 유지태’라는 찬사와 함께 또 한번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작 유지태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여자를 망치로 내리치고,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은 물론 어린아이까지 납치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최근 인터뷰에서 유지태는 “촬영기간동안 정신적으로 피폐했다”며 “특히 아이를 상대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솔직히 하기 싫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는 앞서 지독한 살인마로 분했던 최민식도 마찬가지. 지나친 잔혹함으로 끝없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악마를 보았다’에서 최민식은 일말의 양심도 없이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 경철로 분했다.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무기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혹은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는 경철 역을 맡은 최민식은 소름 그 자체였다. 영화의 잔혹함은 최민식의 악마 연기로 한층 더 해졌다.
보는 이들도 그랬거니와 연기를 하는 최민식 역시 쉽지 않았다. 최민식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살인마의 ‘살’자도 다신 안하고 싶다”며 손사레를 쳤다.
뿐만 아니라 최민식은 “영화 촬영을 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친근감을 표시하던 아저씨가 반말을 하자 ‘이새끼 왜 반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에게 섬뜩함을 느꼈다”며 살인마 연기에 따른 후유증을 털어놨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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