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받아야하지 않겠나".
2010년 프로야구 그라운드를 화려하게 수놓은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가리는 시상식이 25일 오후 2시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역시 그해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부문이다.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 이대호(롯데)와 평균자책점·탈삼진 2관왕 류현진(한화)이 맞붙는 형국이지만, 무게는 이대호에게 조금 더 기울어있다. '전설' 양준혁(41)도 같은 생각이었다.
양준혁은 MVP에 대해 "아무래도 이대호가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밝혔다. 올해 이대호는 타율(0.364)·최다안타(164개)·홈런(44개)·타점(133개)·득점(99점)·장타율(0.667)·출루율(0.444) 등 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7관왕이라는 위업을 이뤄냈으며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신기록도 달성했다. 같은 타자 입장을 떠나 객관적으로 놓고 봐도 이대호가 압도적인 표를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지난달 19일 성대한 은퇴경기와 함께 현역에서 은퇴한 양준혁은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출장경기(2133)·최다타수(7325)·최다안타(2318)·최다홈런(351)·최다루타(3879)·최다득점(1299) 등 대부분 카테고리에서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MVP를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는 점. 몇 차례 수상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차점자로 밀리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에 대해 양준혁은 "예전에는 MVP를 받지 못한 것이 아쉽고 그랬었지만 이제 와서 되돌아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신 나는 오랫동안 뛰면서 좋은 활약을 하지 않았나"라며 웃어보였다. 한 해 반짝하고 마는 것보다 오랜 기간 정상급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한 만족감이었다. 비록 MVP를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지만 누구도 양준혁을 MVP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준혁은 커리어 자체가 MVP였다.
양준혁은 자신이 후계자로 이대호와 함께 김현수(두산)를 꼽았다. "후계자? 김현수가 앞으로 나를 넘어서지 않을까 싶고, 이대호도 잘하고 있다. 단서가 있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잘해야 하는 것"이라는 게 양준혁의 말이었다. 그는 야구재능과 성실함 그리고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강조했다. 김현수가 유독 포스트시즌에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것을 이겨내야 대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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