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 차우찬이 말하는 아쉬움과 기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0.10.25 06: 57

  삼성 라이온즈 투수 차우찬(23)은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며 "의미있는 시즌"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06년 군산상고를 졸업한 뒤 2차 1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차우찬은 150km 안팎의 강속구를 가졌으나 소극적인 투구 탓에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떼내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10승 2패 2홀드(방어율 2.14)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또한 승률 8할3푼3리로 이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오후 경산 볼파크에서 차우찬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스트시즌 부진의 아쉬움=지난해 1년간 풀타임을 경험하고 데뷔 첫 승도 거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하지만 전훈 캠프 때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고 귀국 직전에 허벅지까지 다쳤다. '올 시즌에도 잘 풀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4,5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6월부터 잘 풀리기 시작했다. 뜻밖이었다. 해마다 성적이 좋아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올해도 만족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좋다.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보장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더욱 기대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시즌 초반부터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포스트시즌에서 3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제 몫을 하지 못한게 정말 아쉽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아쉬움을 만회할 자신있다.
▲데뷔 첫 10승-승률왕 동시석권=작년에도 구위는 좋았는데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아 헤멨다. 2군에서 양일환 투수 코치님과 투구 자세에 대해 상의하며 구위가 좋아진 걸 느끼게 됐다. 그때부터 시즌이 끝날때까지 계속 좋았다.  6월 22일 잠실 두산전(4이닝 5실점)에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성적을 떠나 내용이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나가면 뭔가 될 것 같았다. 이후 선동렬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다. 그리고 상복이 없다는 것보다 지금껏 잘했던 적이 없어 못받는 건 당연하다. 올스타전에서도 운이 좋아 우수투수상을 받게 됐다. 승률왕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마지막 등판(9월 26일 잠실 LG전)에서 10승과 승률왕까지 한꺼번에 달성해 기뻤다.

▲아홉수? 내겐 과분한 표현=내겐 아홉수라는게 없었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난 원래 10승 투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꾸준히 잘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10승을 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10승과 승률왕 모두 달성해 정말 뜻깊은 시즌인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못한게 가장 아쉽다. 솔직히 구위도 좋았고 컨디션 역시 좋았다. 준비를 잘 했었는데 이게 경험인지 모르겠지만 제 페이스대로 하지 못하고 끌려갔던 것 같다. 그게 아쉽다. 그리고 첫 번째 등판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두세번째 기회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잘 던졌다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4연패로 시즌이 끝날때 정말 허무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는데 진짜 허탈했다.
 
▲양준혁 선배님 죄송합니다=내가 등판하는 날마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팀이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형들에게 늘 고맙다. 플레이오프 1,4차전에서 그렇게 돼 올해는 진짜 이게 운인가 싶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졌지만 9월 19일 양준혁 선배님 은퇴경기(대구 SK전)에서 패한게 가장 아쉽고 선배님께 죄송하다. 그날 은퇴경기 뿐만 아니라 정규 시즌 1위 등극, 개인적으로는 데뷔 첫 10승까지 걸려 있었다. 다시 돌이켜보면 점수를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좀 더 생각이 깊었다면 실점없이 막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진짜 이기고 싶었다. 잘 던지고 후회했던 등판이었다. 내가 선발승을 따든 못 따든 이기기만 하면 모든게 좋은 경기였다.
▲내년 목표는 붙박이 선발=주변에서 '변해야 살아 남는다'고 말한다. 평소 형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인데 '체인지업이 없으면 안되는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최)정이형에게 홈런을 맞았을때 정이형이 인터뷰를 통해 '전력 분석 덕분에 홈런을 때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본 뒤 변화구 하나 더 만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는데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것보다 여기서 흐트러지지 않고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 지금 구위가 내가 가진 무기를 잘 살린다면 크게 힘들지 않을 것 같다. 내년 목표를 말하자면 시즌 개막전부터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고 싶다. 로테이션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뛰는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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