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원정 팬들과 FA컵 우승 함께 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0.25 07: 47

수원 삼성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을 얻게 됐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지난 24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염기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이번 시즌에 이어 내년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됐다. 또 수원은 부산과 16경기 연속 무패(10승 6무)를 기록하며 절대적인 천적 관계를 유지했다.
수원은 이번 승리로 대회 2연패와 통산 FA컵 최다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종전에 FA컵을 2연패 한 구단은 전남(2006년, 2007년) 밖에 없으며, 최다 우승 구단은 전북(2000년, 2003년, 2005년)과 전남(1997년, 2006년, 2007년)이었다.

이번 FA컵 결승전은 팬들을 위한 준비가 철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부산까지 KTX 전용 열차편을 마련, 팬들을 실어날랐다. 이에 들어간 비용만 1억 원이었다.
객차 안에는 FA컵을 즐기고자 하는 여러 사람이 있었다. 서울역을 이날 오전 11시 5분에 떠난 KTX 4077편이 11시 25분에 광명역에 도착하자 수 많은 수원 팬들이 객차로 모여 들었다. 10살난 꼬마 아이부터 50∼60대의 아저씨와 아주머니까지 있었다.
열차 안에 탑승한 수원팬만 900여 명이었다. 본래 600여 명만이 정규 티켓을 받았지만, 수원 팬들의 높은 열기로 300여 명은 입석으로 열차를 이용했다.
수원팬들은 KTX 외에도 버스를 이용해 대규모 원정을 내려왔다. 이날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찾은 수원팬들만 대략 2000여 명. 이들은 홈 팀을 뛰어넘는 응원으로 수원을 응원함과 동시에 부산을 압박했다.
조직적인 응원에 수원팬들은 홈팬들도 하기 어렵다는 카드 섹션까지 펼쳤다. 카드 섹션의 문구는 'ACL GO'. 이번 시즌에 실패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도전을 위해 다시 한 번 FA컵에서 우승하라는 말이었다.
이러한 수원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도 놀랐다. 이날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염기훈은 "몸을 풀러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많은 팬들이 있어 놀랐다"며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원정 경기의 불리한 상황서 힘이 났다"고 말했다.
수원 팬들의 응원은 확실히 놀랄만 했다. 2000여 명의 인원이 조직적으로 펼치는 응원은 홈 팬들을 압도, 확실히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수원의 홈 경기장인 듯한 느낌까지 오게 했다. 이에 수원 선수들이 힘을 얻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결국 수원은 이날 경기서 한 골 차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단순한 승리가 아닌 팬들과 함께 만든 승리였기 때문에 수원으로서는 더욱 더 값진 FA컵 우승컵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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