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2년째' 부산, 내년이 더 기약된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0.25 08: 18

"재수 때는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3수를 한다고 생각하니 그냥 그렇네요".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24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수원 삼성과 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전반 26분 염기훈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2004년 FA컵 우승 이후 6년 만에 FA컵 우승컵 탈환에 도전했던 부산은 수원의 아성을 넘지 못하며, 수원의 대회 2연패와 FA컵 최다 우승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리그컵 결승전서 포항 스틸러스에 패배의 눈물을 흘린 부산은 또 다시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고 좌절, 이로써 2년 연속 결승전(리그컵, FA컵) 우승 실패를 경험하게 됐다.
경기가 끝난 후 부산 구단은 프런트 직원들과 서포터즈가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 준우승의 안타까움을 서로 위로하며 FA컵을 마무리지었다.
이 자리에는 단순히 한 경기를 마치고 난 뒤 뒤풀이가 아니라 FA컵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여러 일들과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팬과 구단이 소통하는 기회가 됐다.
부산 서포터즈들은 프런트들과 함께 FA컵 결승전에 많은 관중들을 모으기 위해 경기 몇 주 전부터 함께 회의를 하며 보다 나은 방법을 모색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들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을까?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는 3만 1000여 명의 관중들이 대거 참석, 한국 축구의 축제를 즐겼다.
그렇지만 아쉬움은 많았다. 일단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홈 팀 부산이 우승에 실패한 것. 당연히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하루 이틀이 아닌 몇 주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노력했기 때문이다. 같이 노력한 부산 서포터즈들도 평소 부산 프런트가 여러모로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기 후 만난 안병모 부산 단장은 "아쉬움은 크지만 내년 시즌에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결승전이었습니다"라며 "재수 때는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3수를 한다고 생각하니 그냥 그렇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안 단장은 "작년에 1-5로 대패했는데 이번에는 0-1입니다. 내년에는 1-0으로 우승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안 단장은 "이제는 우승하는 법을 알 것 같습니다"며 "이렇게 경험을 쌓다보면 언젠가는 우승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준우승의 아쉬움은 부산 프런트 직원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 부산 서포터즈는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리며 준우승의 안타까움을 터트리기도 했다.
부산은 이번 시즌 FA가 되는 주요 선수가 골키퍼 이범영뿐이다. 부산은 이범영을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즉 국내파의 전력 손실은 거의 없다는 소리.
이에 안 단장은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세 명을 잘 골라 준우승의 한을 풀어 보겠다는 생각이다. 수원과 FA컵 결승전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계획이다.
물론 14개의 다른 구단도 모두 똑같이 생각하는,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 않은 계획이지만 안 단장에게는 진심이 묻어났다. 또한 서포터즈의 신뢰도 대단했다. 부산의 한 서포터즈는 "단장님이 하는 거면 무조건 찬성이다"며 "구단 운영이 정말 최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FA컵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부산의 이번 시즌은 사실상 마감됐다. 정규 리그가 몇 경기 남았지만 6강 플레이오프가 진출이 좌절된 지금, 부산으로서 해야 할 것은 내년 시즌 준비.
2년 연속 준우승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기 때문에 부산의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가 된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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