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SK에서 뛰고 싶다".
외국인 투수 글로버(34)가 SK 와이번스와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선수단은 오는 11월 4~5일 대만시리즈 우승팀, 13일 일본시리즈 우승팀과의 클럽 챔피언십 출장을 위해 24일 문학구장에서 소집됐다. 여기에는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와 함께 글로버도 포함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버는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보고 싶어하고 있지만 SK에 남아 남은 일정을 다 소화한 후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9승 3패 1세이브 1.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글로버는 올 시즌 6승 8패 5.66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좋지 않은 자신의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나서고 있는 글로버는 내년 시즌에도 SK에서 뛰고 싶어하고 있다. 통역 남현 씨에 따르면 글로버는 시즌을 치르면서 "SK와 재계약하고 싶다"고 수차례 밝혔으며 "만약 내년에도 SK에서 뛸 경우에는 아이들의 학교도 한국에 알아볼 생각을 하고 있다. 금액차가 3~4배가 난다면 몰라도 다시 SK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금액적인 면을 떠나 2시즌 동안 SK 구단이 보여준 노력에 만족하고 있으며 동시에 팀 동료들도 자신을 살갑게 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6년 일본 요미우리 시절과 비교해 정이 넘치는 한국문화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버 역시 "팀에서 원한다면 언제나 준비돼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SK 동료들로부터 '실력과 마음이 조화를 이룬 참 괜찮은 외국인 선수'로 인정받았다.
글로버가 재신임받기 위해서는 김성근 SK 감독을 만족시켜야 한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글로버에 대해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타점 높은 투구폼과 더불어 안정된 제구력을 지녔고 더불어 마음 씀씀이까지 조직력에 어울리는 글로버를 무한신뢰했다.
하지만 올 시즌 글로버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부진하자 "글로버를 교체하고 싶다"는 뜻을 구단은 물론 언론에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시즌 후반 엔트리에서 제외한 후 김상진 투수코치까지 붙여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게끔 배려도 했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 선수 교체가 여의치 않은 데 대한 울며 겨자먹기 식의 대처방안이었다.
다행히 글로버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 4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8월 15일 잠실 두산전 이후 첫 1군 무대 등판이었으나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4차전 MVP로까지 인정받았다.
이제 글로버로서는 대만과 일본을 거치는 클럽 챔피언십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키고 싶어한다. 막판 조금은 신뢰를 회복했다지만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팔꿈치가 괜찮은 만큼 언제든 만반의 출격 준비를 갖춘 채 '야신'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 정복은 벽안의 눈을 가진 글로버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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