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웰튼의 관절이야기] 오랫동안 관절염으로 고생한 환자들에게 인공관절수술 후 당일 걷는 것이 가능하다면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손상된 연골을 대신해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물을 뼈를 잘라내고 넣는데 하루 만에 보행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것이다.
본원에서 수술 받은 환자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보행연습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걷는 것이 지옥이었는데 지금은 걷는 것이 천국이라며 빨리 회복해 당당하게 걸어서 퇴원하고 싶다는 것이 환자들의 공통된 바람이 되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4시간 뒤에 바로 기구에 의지한 보행연습을 재활치료사와 함께 하게 된다. 이렇게 빨리 보행연습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는 운동능력 향상이다. 과거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처음으로 도입됐던 시기에는 수술 부위가 잘 아물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정론이었다. 함부로 움직이다 수술 부위가 악화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원의 관절 전문 연구팀은 조사에 따르면 수술 후 조기 재활치료는 관절 운동 능력 향상 및 관절 주변 근육의 근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축하는 사람이나 보조기구 없이 독립적으로 보행이 가능한 시점은 조기재활훈련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10일정도 빨랐고, 관절의 유연성도 3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둘째는 혈전증 예방에 있다. 혈전이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말하며, 혈전증이란 혈전에 의해 발생되는 질환을 말한다. 실제로 인공관절 수술 후 회복기간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혈전증이 생기 경우도 종종 있어 수술 부위가 퉁퉁 붓고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조기 보행은 이러한 현상을 예방하고 혈전증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다.
셋째는 환자의 자신감 회복에 있다. 수술 후 조기보행을 연습함으로써 걷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 수술 당일날 이정도 걷을 수 있는데 상처부위가 아물고 재활치료를 지속적으로 하면 더욱 좋아질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다. 실제로 강한 의지로 재활치료를 열심히 따르는 환자는 회복속도가 빠르고 좋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기보행이 가능한 것일까? 비밀은 최소절개술에 있다. 최소절개술은 절개 부위를 기존의 50%인 8~9㎝로 최소화한 시술로, 근육 손상도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술 후 4시간 뒤 조기보행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또 절개 부위가 적기 때문에, 무릎이 구부러지는 각도 범위도 더 넓어진다. 실제 최소절개술을 실시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3주 후 30.5% 더 구부릴 수 있고, 4주 후에는 평균 136.5도까지 구부릴 수 있어 일반인과 많은 차이가 없는 결과를 보였다.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술 시 절개 부위가 15~20㎝ 정도로 커 근육 손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최소절개술은 근육이나 힘줄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수술 당일 조기보행이 가능하다.

최소절개술은 담당의사의 상당한 실력을 요하는 어려운 수술법 중 하나이다. 10cm 미만의 절개공간으로 인공관절물을 정확히 삽입해 고정하기 것이 매우 까다롭다. 인공관절을 고정시키기 위한 시야확보가 중요한데 최소절개를 하다 보니 공간과 시야확보가 여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최소절개술로 수술을 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의사의 임상경력이 풍부한 전문의인지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웰튼병원 관절 전문의 송상호 병원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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