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인자에도 만족스러웠던 MVP 시상식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0.25 15: 59

"만족스럽다".
'괴물' 류현진(23, 한화)이 털털하면서도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류현진은 25일 오후 2시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 시상식에서 이대호에게 밀려 두 번째 MVP 수상이 불발에 그쳤다.

평균자책점(1.82)과 최다탈삼진(187개) 2관왕을 차지한 류현진이었다. 비공식 기록이지만 올 시즌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최고의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59표를 받은 이대호에게 밀린 채 30표에 그쳤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마음을 접었기 때문이었다. 류현진은 시상식 후 "정말 만족한다. 몰표가 나와 15표 정도를 예상했는데 30표나 받았다"고 기뻐했다. 이는 이대호가 사상 유래없는 타격 7관왕에 오른 상태였고 성적에서 이미 자신을 압도했다고 인정했다.
 
시상식에 앞서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도 "이대호가 MVP를 받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몰표가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현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표가 좀 나왔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각 부문 수상에서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저희 팀 선배들이 없었으면 탈삼진왕은 못했을 것이다. 내년에는 좀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힌 류현진은 "4년전(2006년)에 받은 것이 있어서 이번에는 형님에게 드리겠다"고 너스래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2차 투표까지 갈 수 있다는 말에는 "죄송한 일이 나올 수 있다. 많이 뽑아준다면 감사하겠다"면서 넝청스럽게 받아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류현진은 "대호형은 한국야구의 대표적인 4번 타자다. 너무 잘하는 것 같아 뭐라고 말할 것이 없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대신 류현진은 이대호부터 최고의 극찬을 받았다. "현진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마흔 노장이 던지는 것 같다. 통화하면 어린 애기 같은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360도 변하기 때문에 너무 멋있다"는 이대호의 말에 류현진은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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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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