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에코브릿지(본명 이종명)는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인기 작곡가이자 정엽(브라운아이드소울)과 함께 하는 허니듀오의 멤버, 그리고 벌써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세 장 이상 낸 뮤지션이다.
'낫싱 베터(Nothing Better)'(정엽), '잠꼬대'(샤이니), '미쳐서 너를 불러'(테이) 등과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주옥같은 곡들을 만든 그는 특유의 감성과 음악성으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에코브릿지의 작곡 능력을 다시한 번 인정받은 곡은 정엽이 부른 '낫싱 베터'. 이 노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역으로 인기가 올라 어느 새 국민 프러포즈송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낫싱베터'에 대해 "타이틀곡도 아니었고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앨범에 들어가는 멤버들의 솔로곡 중 하나였다. 어느 날 정엽과 놀면서 두 시간만에 만든 곡이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알았나?) 물론 몰랐다. '빨리 만들고 술 마시러 가야지'란 생각에 조금은 급하게 만들기도 했다"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에코브릿지는 이 경험으로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음악에 진솔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그는 "솔직하게, 사심없이 만들면 좋은 곡이 나온다는 것. 나 스스로를 감동 시키지 못하면 남도 감동 시키지 못한다"라는 깨달음을 이야기했다.
"이리저리 생각을 하고, 대중적인 옷을 이렇게 입히면 될거야, 라고 만들면 결과적으로 안 된다. 만들어 놓고 좋지도 않다. 나와 듣는 사람이 이심전심이 되려면 스스로 진솔하게 거짓없이 감동을 전해야 하는 것 같다"라고 음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이번 발매한 자신의 2.5집 앨범 'Fall-Ache' 역시 최대한 진솔하게 번인의 진심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을이 아프다', '나랑 가자', '첫째 날', '사랑아' 등의 노래에서는 그와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들의 감성을 깊게 묻어난다. 터질 듯하면서도 절제되는 가사와 보컬이 매혹적이다.
에코브릿지는 7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모범적이었던 학창 시절에는 점심 시간에 피아노를 치고 싶어 음악실 담을 넘어 들어가 연주했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점차 한 두 명 관중이 불어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에게 본격적으로 음악이 시작된 것은 군대에서부터였다. 군대에서 악기를 연주한 에코브릿지는 곡을 쓰기 시작한 것도, 10년지기 정엽이랑 알게 된 것도 군대를 통해서다. 나얼과의 인연은 또 기막히다. 고등학교 동창으로 졸업한 후 특별한 연락은 못 취하고 지냈던 나얼을 정엽을 통해 다시 보게된 것이다. 다시 음악하고 놀고, 그렇게 같은 회사 식구도 됐다.
최근 에코브릿지는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쉴새없이 밀려드는 곡 의뢰와 내년 초반 허니듀오 앨범도 나올 예정이고, 프로젝트 공연도 계획 중이다. 지난 23, 24일이에는 정엽의 콘서트에서 연주자와 게스트의 역할을 동시에 했다.
그에게 대중은 굉장히 중요하다. 에코브릿지는 "음악하는 건 내게 공연이다. 공연을 하려면 대중과 공감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음악이 많이 알려야 한다. 내 노래를 좋아해주는 사람, 팬이 없으면 음악은 의미없다. 자기만족의 음악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자신의 음악관에 대해 말했다.
'에코브릿지'는 생태 통로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 순간 풍경을 보고 사람과 자연이 소리없는 대화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지은 이 이름과 가을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그의 노래가 굉장히 닮았다는 생각이다.
ny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