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차점자' 류현진, "2006년보다 올해 더 잘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26 07: 02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미 마음을 비웠고 충분히 잘한 시즌이었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3)은 지난 25일 열린 2010 프로야구 MVP 투표에서 92표 가운데 30표를 얻는데 성공했다. 59표를 얻은 이대호(롯데)에게 MVP를 내줬지만, 기대이상으로 많은 득표를 하며 체면치레했다. "몰표만 안 당했으면 좋겠다"며 일찌감치 마음을 비웠던 류현진은 "15표 정도 예상했는데 30표나 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 팀 선배들이 없었으면 탈삼진 상은 불가능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이대호와의 MVP 경쟁에서 승리한 바 있다. 그해 프로야구 최초로 MVP-신인왕 동시석권으로 새역사를 썼다. 그러나 류현진은 "2006년보다 올해가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성적으로는 더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올해 류현진은 MVP를 받은 2006년보다 진일보한 피칭으로 마운드를 완전 지배했다. 비록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달성한 이대호에 밀렸지만 투수로는 단연 최고였다. 국내에 사이영상이 있다면 당연히 류현진의 몫이다.

2006년 데뷔 첫 해 류현진은 30경기에서 201⅔이닝을 소화하며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기록했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타이틀을 독식하며 선동렬 이후로는 처음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누렸다. 1차례 완봉 포함 완투를 6차례나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18차례 작성했으며 그 중 16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의 특급 퀄리티 스타트였다. 피안타율도 2할2푼1리밖에 되지 않았으며 9이닝당 탈삼진도 9.1개에 달했다. 모든 면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한해였다.
하지만 2010년 류현진은 그것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였다. 올해 25경기에서 192⅔이닝을 던지면서 3차례 완봉 포함 5차례 완투를 작성하며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187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탈삼진에서 1위에 올랐고, 다승·승률(0.800)·투구이닝에서는 2위에 랭크됐다. 퀄리티 스타트는 무려 23차례로 전체 1위에 랭크됐는데 이 가운데 무려 18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의 특급 퀄리티 스타트였다. 피안타율 2할2푼, 9이닝당 탈삼진 8.7개. 시즌 막판 피로누적으로 투구이닝이 다소 모자랐고, 탈삼진 비율이 조금 낮아진 것만 빼면 모든 면에서 2006년보다 나아졌다.
2006년보다 투구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 탈삼진을 잡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에 목멘 것도 모두 팀의 에이스로서 가진 사명감이었다. 류현진은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그는 "새로 들어온 유창식에게 체인지업을 열심히 가르쳐주겠다"며 단순히 개인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이었다. 2006년보다 더 커진 것은 성적뿐만이 아니었다. 어느덧 그의 에이스 마음가짐도 2006년보다 훌쩍 커버린 모습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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