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로이스터 롯데와 어떻게 작별할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0.26 07: 01

"미국에 있는 로이스터 감독님께 이 영광을 돌리겠다".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28)가 밝힌 수상 소감이다.
이대호는 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가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MVP 및 신인왕 시상식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을 휩쓴 후 "미국에 계신 로이스터 감독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 또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대호 입장에서는 비록 재계약에는 실패했으나 올해 한 해 팀을 이끌고 온 사령탑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갖춘 셈이다. 만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도록 해준 로이스터 전 감독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장에는 롯데 신임감독으로 확정된 양승호 감독도 와 있어 순간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 감독은 이날 이대호가 MVP로 등극할 것이 유력했던 만큼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있었다. 이대호 역시 앞서 양 감독이 감독으로 발표나자 해외여행 중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때문에 이대호의 우승 소감이 사심이 없는 말이긴 했으나 여러 생각을 교차하게 만들기도 했다.
양 감독은 지난 22일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로이스터 전임 감독이 펼친 야구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조목조목 답했다.
"로이스터는 훌륭한 감독"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밖에서 보고 느낀 점은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한 양 감독은 "선 굵은 야구를 하면서도 스몰볼을 펼치겠다"고 말해 사실상 로이스터 전임 감독이 펼친 야구가 자신의 색깔과 맞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로이스터 전 감독 부임 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훈련량이나 수비에 대해서도 "타격은 기복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수비는 연습 밖에 없다. 하면 할수록 느는 것이 수비"라고 지적,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양 감독은 롯데가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번번이 실패한 이유를 투수 운용 때문으로 봤다. "칼럼을 통해 쓴 적이 있다"고 말한 양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투수 운용이 100% 바뀌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투수를 교체해줘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롯데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졌던 멘탈을 가지고 있어 한 번 지면 자멸할 수 있었다"면서 "믿음을 가지고 투수를 적재적소에 썼다면 2승 3패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로이스터 전임 감독의 투수운용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더불어 "지금 내가 인터뷰 내내 계속 우승하겠다고 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 3년 연속 오른 감독을 쳤을 때는 우승하라고 부른 것 아니겠나"고 의지를 다져 사실상 로이스터 야구를 버릴 것임을 암시했다.
 
양 감독은 최근 새로운 코칭스태프 조각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부터 마무리 훈련에 나서는 만큼 곧 새로운 코치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젊은 코치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팀의 간판인 이대호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선수단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얻었던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과 어떻게 작별하는가가 양승호 감독에게는 첫 단추를 꿰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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