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로 기대가 컸는데 개인적인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어 안타깝다".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좋은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 조범현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과 김인식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 감독은 지난 25일 부산 농심호텔 2층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자리에서 안면 마비 증세로 인해 불참이 확정된 좌완 에이스 김광현(SK)의 대체에 대해 "부산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출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로 기대가 컸는데 개인적인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어 안타깝다"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기적으로 빨리 결정할 생각이다. 기술위원장, 코칭스태프와 함께 가장 합리적인 카드를 선택하겠다"라고 이야기한 조 감독. 투수코치직을 맡은 김시진 넥센 감독은 대체 카드에 대해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 내 스스로의 의견을 피력할 수 없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올 시즌 17승 7패 평균 자책점 2.37로 위력을 이어간 김광현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구대성(전 한화)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일본 킬러로 떠오른 젊은 에이스다. 타점이 높은 데다 구위, 변화구 구사력이 모두 뛰어나 '타도 일본'을 향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였던만큼 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허탈감 또한 크다.
그로 인한 공백을 막기 위해 대표팀은 60인 1차 예비 엔트리만이 아닌 그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선수들에도 눈을 돌린다는 계획이다. 1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좌완은 장원준(롯데)과 금민철(넥센), 이승호(20번), 정우람(이상 SK)에 연세대 에이스 나성범까지 5명이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대체 카드로 물망에 오르는 투수는 바로 올 시즌 승률왕(10승 2패, 8할3푼3리)인 차우찬(삼성)이다. 차우찬은 올 시즌 중반부터 직구 제구력을 잡아가는 동시에 구위를 잃지 않으면서 쾌속 행진을 이어갔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투구 내용으로 보면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차우찬이 가장 유력한 대체 카드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가장 현재 컨디션이 괜찮은 선발 요원이기 때문. 장원준은 허리 통증으로 고전했던 몸 상태가 변수이며 금민철 또한 투구 밸런스 붕괴로 후반기에는 1군에서 모습을 자주 비추지 못했다. 이승호와 정우람은 올 시즌 주로 계투로 활약했으며 나성범은 프로 무대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샛별.
이외에도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필승 계투로 활약한 우완 임태훈의 선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멤버이기도 한 임태훈은 비록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패전 투수가 되기는 했으나 두산 계투 요원들 중 가장 묵직한 구위를 자랑했다. 손을 가리지 않고 대체 투수를 선발할 가능성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사회인 야구인들을 주축으로 나서는 일본이지만 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은 불과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초노 히사요시(현 요미우리) 등을 비롯한 사회인팀에 패하며 금-은을 놓고 자웅을 가리는 결승전 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풍부한 야구 인프라 속에서 기량을 갖춘 사회인 선수들이 많은 만큼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이길 수 있는 상대로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한화)과 함께 좌완 쌍두마차로 활약할 김광현을 대신하는 카드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빠른 시일 내에 가장 합리적인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훈련 개시 첫 날부터 조 감독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지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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