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각 왕들은 저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정치스타일부터 시작해 평소 성격, 신하들과의 관계, 좋아하는 음식이나 여자스타일까지 한 핏줄임에도 선호하는 색깔이 분명했다. 하지만 비슷한 왕들에게 비슷한 점 한 가지가 있다면 모두 단명(短命)했다는 것. 평균 수명(壽命)이 48세 전후일 정도로 대부분 왕들이 쉰을 넘기지 못했다. 이토록 왕들이 짧은 생을 살았던 것은 잘못된 식습관과 지나친 성관계의 이유가 크다. 수 십 명의 후궁을 두고 밤마다 정력을 소비한다면 제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쉽게 늙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왕들 중 영조는 단연 눈에 띄는 왕이다. 다른 왕들의 두 배나 되는 83세까지 살며 조선 왕들 중 가장 오래 장수(長壽)하였기 때문이다. 의학이 발달되지 않은 당시 여든을 넘겼다는 것은 요즘으로 따지면 백년을 넘게 산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조의 장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영조가 오래 살 수 있던 가장 큰 원인은 식단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건강히 오래 살았던 영조는 평소 채식(菜食)위주 식단을 따랐으며 반면 가장 큰 업적을 남겼으나 각종 질환에 시달린 세종은 육식(肉食) 식단을 선호했음을 알 수 있다. 채식과 함께 소식(小食)하는 습관도 중요한 장수비결이 됐다. 영조는 보통 왕들이 하루 다섯 번 이상 받았던 수라를 세 번으로 줄일 만큼 소식을 선호했다. 실제 그의 초상화에서 보더라도 식습관과 어울리게 상당히 마른 체구임을 알 수 있다.
채식위주의 식단과 소식하는 식습관이 장수의 비결이 되는 원인은 간단하다. 우리 몸에는 일정량의 효소(酵素)가 존재하며 음식이 몸에 들어갔을 때 곧바로 영양분이 되는 것이 아니고 이 효소의 역할로 인해 분해되고 재조합되어야 비로소 몸에 유익한 영양소로 쓰이게 된다. 이러한 효소는 생명력을 유지시키는데도 필요한데 과식을 하거나 불에 익힌 육류들을 주로 섭취하면 음식을 분해하는데 너무 많은 효소가 낭비되어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많으며 생명활동을 유지하는데도 지장을 준다.
결국은 몸속 효소 관리를 얼마만큼 잘 하느냐가 장수와도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익히지 않은 채소나 과일류는 분해하는데 효소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절식하는 습관은 효소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영조는 이러한 효소 관리를 잘 했기에 큰 병치례 없이 장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영양분이 풍부하고 몸은 음식을 찾기 전에 이러한 효소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효소를 알게 되면 자연스레 식단과 식습관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그럼 누구나 영조처럼 장수 인생을 살 수 있다.
[글-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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