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한화 외야수 고동진(30)에게 2011시즌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이다. 고동진은 "2년간 공백기가 있는 만큼 걱정되는 것도 많다"며 새로운 출발에 대한 부담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외야 자원이 부족한 한화 입장에서는 고동진의 활약이 절실하다.
지난 2003년 한화에 입단한 고동진은 이듬해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시즌 동안 통산 420경기에서 타율 2할4푼3리 13홈런 101타점 47도루를 기록했다. 꾸준함이 다소 부족했지만 한화에 몇 안 되는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외야수였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줄 알았다. 분위기가 의기소침해진 한화에서는 더없이 필요한 선수다.

고동진은 "공익근무 중에도 따로 훈련하며 몸을 만들었다"며 "훈련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몸 상태는 문제없다. 다만 경기를 뛰지 않았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년간 꾸준히 TV를 통해 모든 경기를 지켜보며 투수들을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안 본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TV로나마 투수들을 연구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요즘 투수들은 포크볼을 잘 던지는데 이에 대비할 것"이란 게 고동진의 말이다.
고동진은 입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상이 잦은 게 아쉬웠다. 마지막 해였던 2008년에는 왼쪽 팔꿈치 부상에 종아리 근육파열로 고작 31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고동진은 "그때 다쳤던 곳은 이제 다 나았다. 부상없이 잘해야 한다"며 "예전에는 군대 문제 때문에 마음의 부담이 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이제는 큰 부담을 벗었으니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야구하는 일만 남았다"고 복귀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수비가 좋은 선수인 만큼 방망이만 쳐주면 좋을텐데"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동진도 "감독님께서 아무래도 방망이를 잘 쳐주기를 주문하신다. 컨택트 능력을 기르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최하위를 맴돈 팀 성적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그는 "가을잔치에 나가야 선수들이 뛸 맛도 나고 기량도 확 는다. 가을잔치에 못 나가는 팀은 들러리"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고동진은 "내년에는 꼭 가을잔치에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통산 26경기에 나와 타율 3할 2홈런 4타점 7도루로 맹활약하며 가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돌아온 가을남자' 고동진이 나락에 빠져있는 독수리 군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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