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감독의 ‘색계’는 충격 그 자체였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사랑은 에로와 멜로 사이를 교묘히 넘나들었다. 영화 속에는 강도 높은 정사신이 몇차례 등장하지만 감히 이 영화를 성인영화라 부르지는 않는다. 가슴 절절한 한 편의 멜로극이자 시대극이다.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색계’의 뒤를 잇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영화 속 정사신에 민감한 관객들이 한국판 ‘색계’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두 편의 19금 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이모션 3D멜로라는 생소한 장르를 선보일 ‘나탈리’(감독 주경중)와 두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을 그릴 ‘두 여자’(감독 정윤수)가 바로 그것.

이성재와 김지훈, 신인여배우 박현진이 주연으로 나선 ‘나탈리’는 예술가와 뮤즈의 사랑을 그린다. 최근 언론시사회를 마치고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나탈리’는 ‘색계’를 뛰어넘을 파격멜로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영화는 두 남자와 의문의 여자를 둘러싼 심리극을 떠올리면서도 조각가 황준혁(이성재 분)과 그의 뮤즈 오미란(박현진 분) 사랑을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그려냈다.
특히 이성재와 박현진의 몸을 내던진 강도 높은 베드신도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의 베드신은 ‘색계’ 만큼의 강렬함은 아니지만 농도 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액션이나 SF영화가 아닌 멜로 영화를 3D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약간의 흥미와 궁금증을 자극한다.
‘나탈리’의 주경중 감독 역시 영화 속 베드신에 얼만큼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주 감독은 “베드신을 3D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베드신의 수위는 가장 강한 정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배우가 부드러우면서도 리얼한 베드신을 찍어줬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신은경, 정준호, 심이영 주연의 ‘두 여자’ 역시 한편의 파격 멜로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와 친구가 된다’는 설정은 파격적이면서도,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와 두 여자를 모두 사랑하는 한 남자 이야기는 복잡 미묘하다.
‘두 여자’ 속에서도 정준호-신은경, 정준호-심이영 커플의 강도 높은 베드신이 등장한다. 특이한 것은 ‘아내와 남편의 애인이’라는 설정의 두 여자 신은경과 심이영이 함께 전라로 목욕을 하는 신이 등장해 관계 설정에 주목한다.
‘두 여자’는 ‘색계’에 견줄만한 강렬한 정사신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 사람의 관계구축에 중점을 두면서 설정자체의 파격을 추구한다. 인물 각각의 심리변화 자체가 영화 속 강렬함을 이끌며, 그 안에 양념처럼 베드신이 첨가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양념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데뷔 이래 첫 베드신에 도전한 정준호는 영화 ‘색계’에 대해 언급하기 도했다. “이번 영화를 찍기 전에 '색계'라는 영화를 봤다”는 정준호는 “배우들이 연기인지 실제상황인지 착각할 정도로 몰입해서 그 신을 찍는 것을 보고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나다운 방법으로 베드신과 멜로를 찍었다”고 말했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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