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5개월 남은' 고교야구 주말리그제, 환영과 우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0.27 10: 45

고교야구대회가 내년부터 기존 평일 토너먼트 방식에서 주말리그제로 바뀐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는 대한야구협회,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는 학원 스포츠 정상화 즉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을 위한 '고교야구 주말리그 추진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정부, 교육, 야구계가 큰 흐름에서 주말리그로 간다는 데 공감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이제 학기 중 평일에 전국 규모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돼 오던 고교 야구대회는 내년부터 토·일요일 주말, 공휴일, 방학기간을 이용해 펼쳐진다. 더불어 전·후반기 권역별 주말리그와 왕중왕전(토너먼트)으로 경기 운영방식이 바뀌게 된다.

또 대회는 8개 권역으로 나뉘어 치러진다. 서울 A(동부)·B(서부), 인천·경기서부, 강원·경기동부, 중부, 경상A·B, 전라 등 8개 권역에서 총 53개팀이 내년 3월부터 8월까지 총 372게임을 치를 예정이다. 대회방식은 전반기(권역별 리그)와 후반기(권역별 인터리그)로 나뉘며 각각 왕중왕전(토너먼트)을 치른다.
환영할 일이다.
이제 선수들도 학생 신분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학습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선수들은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 형식적인 수업에 그치기 마련이었다. 이제 '운동선수도 공부하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 운동을 그만두더라도 낙오 없이 다른 길을 빠르게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정부가 20억 원의 예산을 마련, 주말리그제가 자리잡을 때까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다. 정부와 교육계에 학생 야구의 현실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또 야구종목 체육특기자 선발방식도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전국대회 팀성적에서 주말리그 개인별 출전율, 타율, 방어율 등 개인성적으로 차차 전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TV 중계를 통한 자생력도 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선규 제 2차관은 "축구도 처음에는 불만이 있었지만 주말리그제 도입 이후 80%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33개팀이 늘었다. 주말리그제의 의미있는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분명 우려되는 점도 있다.
가장 절실한 것이 턱없이 부족한 경기장이다. 총 26개의 경기장이 있지만 정작 정규구장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1개에 불과하다. 시설도 따르지 못한다. 여기에 심판, 운영위원 확보 등의 숙제도 해결할 문제다. 사회인 야구와의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실효성이다. 과연 선수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초·중학교 때부터 연관돼 습관을 들이지 못하면 사실상 고교 때부터 수업 참관을 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주말리그로 더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기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생각은 다르다. 에이스 한 명만으로도 왕중왕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절실하다. 더욱 선수 편중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팀당 경기수도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으나 결승에 오르지 않는 이상 이도 쉽지 않은 문제다. 번번이 1회전에서 탈락하는 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구 체육특기자 대입 선발 방식 역시 전국대회 팀 성적이 아닌 출전율, 타율, 방어율 등 개인별 성적으로 바뀐다. 이는 또 다른 면에서의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8개 전국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무등기, 대붕기, 화랑대기, 봉황기, 미추홀기)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될 전망이다.
'학교체육 정상화'를 위한 주말리그 대회는 지난해 초·중·고교 축구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대학축구, 대학농구, 고교 아이스하키까지 확대된 바 있다. 큰 의미에서의 주말리그제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세부사항까지 완벽해져야 진정한 주말리그제라 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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