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의 활용도, 선발 가능 '스윙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27 14: 51

"현 상황에서 김광현급 무게감을 가진 투수를 대체할 수 없다. 좌우 구색보다 현재 컨디션을 중시했다".
 
좌완 릴리프 요원 대신 우완을 선발한 데는 컨디션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조범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과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안면 마비로 인해 대표팀에서 제외된 김광현(SK)을 대신해 합류하는 임태훈(22. 두산 베어스)의 대표팀 선발에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두 번째 합동훈련에서 조 감독은 "좌완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컨디션이 얼마나 좋은 지 여부다. 다행히 임태훈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공을 던졌기에 선발했다"라고 밝혔다. 전날(26일) 조 감독은 "왼손 불펜 요원이 필요하다"라는 말로 이승호(20번), 정우람(이상 SK)의 대표 발탁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임태훈을 선발한 이유는 준결승, 결승이 아닌 다소 여유있는 상대와의 경기를 쉽게 풀어가고자 하는 뜻. "SK 두 좌완도 고려했으나 선발-계투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고자 했다"라고 이야기한 조 감독은 "홍콩 또는 파키스탄 등과의 경기를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고 따라서 선발 활용이 가능하고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넣었다"라고 선발 이유를 털어놓았다.
 
올 시즌 임태훈은 허리 통증 속에 9승 1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20경기에 선발로 나선 임태훈은 8승 10패 평균 자책점 5.20을 기록했으나 이는 허리 통증에 기인한 직구 구위 저하로 많은 피홈런(27개)을 기록한 탓이 크다. 임태훈의 선발 피안타율은 2할5푼7리로 나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생각도 조 감독과 대동소이했다. 임태훈이 선발로 고전하던 때 "직구 구위 안 올라오면 뽑고 싶어도 못 뽑아"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던 김 위원장은 "김광현급 무게감을 지닌 투수를 합류시킬 수 없던 상황이라 임태훈을 준결승, 결승용 투수로 내세울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여유있는 팀과의 경기에 선발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선발이 가능한 스윙맨으로 임태훈을 활용할 예정임을 밝혔다.
 
한편 분주한 오전을 보낸 임태훈은 "전날 밤에 전화가 많이 왔더라. 그러나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하고 자는 바람에 연락을 못 받았다. 좌완 투수가 대신 발탁될 것이라고 생각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일단 부산으로 내려가봐야 실감이 날 듯 싶다"라며 "오후 3시 비행기로 내려가 곧바로 숙소(부산 농심호텔)로 향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임태훈과 절친한 사이인 좌완 양현종(KIA)은 "너무 기분 좋다"라며 화색을 보였다. 임태훈이 비행기로 내려온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한 양현종은 "많이 컸네, 임태훈"이라며 웃었다.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