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이종욱-이용규, 1번타자 중견수 '자리다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28 07: 10

선의의 경쟁이 또 다시 벌어진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탄탄한 외야라인을 자랑한다. '타격기계' 김현수(두산)가 좌익수를 맡고, '빅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가 우익수에 자리한다. 김현수-추신수의 좌우 코너필더들 입지는 확고하다. 그러나 아직 중견수 자리는 그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1번타자 자리를 놓고 두 선수가 경쟁선상에 있다. 두산 이종욱(30)과 KIA 이용규(25)가 1번타자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나란히 날카로운 타격과 빠른 발 그리고 저돌적인 승부근성을 지닌 좌타 외야수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이종욱과 이용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부터 베이징 올림픽 본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4개 대회에서 나란히 대표로 발탁됐다.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인 만큼 경쟁은 불가피했지만 대표팀은 건전한 경쟁 체제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었다.

지난 2008년 3월 대만 타이중에서 벌어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두 선수는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한솥밥먹으며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이종욱은 17타수 3안타로 타율은 1할7푼6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4타점 5볼넷 2도루로 활약했다. 이용규도 25타수 10안타 타율 4할 4타점 11득점 5볼넷으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테이블세터를 형성하며 중심타자들에게 훌륭한 밥상을 차렸다.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도 두 선수는 9전 전승 금메달에 기여했다. 이종욱이 34타수 10안타 타율 2할9푼4리 3타점 4득점 3볼넷으로 활약한 가운데 이용규가 27타수 13안타 타율 4할8푼1리 4타점 8득점 4볼넷으로 대폭발했다. 이종욱은 예선 일본전에서 천금같은 결승 번트를 성공시켰고, 이용규도 준결승 일본전 멀티히트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에도 두 선수는 1~2번 테이블세터를 이뤘었다.
그러나 2009년 WBC에서부터 김현수-추신수 라인이 가동되면서 두 선수는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WBC에서 두 선수가 함께 주전으로 기용된 건 2경기밖에 없었다. 대회 첫 3경기에서 이종욱, 마지막 4경기에서 이용규가 주전으로 뛰었다. 대회 성적은 이종욱이 19타수 3안타 타율 1할5푼8리 5볼넷 2도루, 이용규가 18타수 4안타 타율 2할2푼2리 1타점 3볼넷 2도루. 하지만 기록 이상의 투혼으로 준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이용규의 부서진 헬멧은 지금도 투혼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두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1번타자 중견수로서 공격 선봉장이자, 수비에서 센터라인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백업이 될 선수는 상황에 따라 대주자나 대수비로 쓰임새가 많은 만큼 항상 준비자세를 갖춰야 한다. 두 선수 모두 승부근성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만큼 대표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공통점이 많은 두 선수 중 누가 대표팀 공격의 선봉장이 될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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