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태극마크' 고창성, "겁내지 않고 내 공 던지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28 10: 42

"워낙 잘하시는 선배잖아요. 보고 배우면서 제 것으로 만들어야지요".
 
생애 첫 국가대표팀 승선에 훌륭한 대선배의 지도까지 받으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 계투진의 중심축 중 한 명으로 활약한 사이드암 고창성(26)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확실히 일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6승 4패 22홀드(2위) 평균 자책점 3.62를 기록한 고창성은 홀드왕(23홀드) 정재훈과 함께 두산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중간계투로 위력을 발산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0경기에 모두 출장하기도.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펼친 결과는 생애 첫 국가대표 선발의 영광을 안겨줬다. 경성대 3학년 시절이던 2006년 대학 선발팀 합류가 확실시 되었으나 추계리그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여파로 아쉽게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던 고창성은 프로 3년차가 된 2010시즌 비로소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나라를 대표하게 되었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고창성은 '국제용 잠수함' 정대현(SK)으로부터 싱커와 커브를 배웠다. 대표팀 내 유이한 잠수함 투수였으나 엄밀히 따지면 정대현은 언더스로, 고창성은 사이드암으로 팔스윙 각도가 다르다.
 
"워낙 뛰어난 선배시잖아요. 특히 싱커나 커브 구사력이 대단하신 만큼 두 구종을 익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지 않는 동시에 글러브를 쥔 왼손을 던지는 순간 손등을 엎어 던지라고 하시더라구요".
 
손바닥이 아닌 손등 부위를 홈플레이트 쪽으로 뒤집어 던지라는 이야기는 왼 팔 근육의 긴장을 높여 오른팔을 휘두르는 동작을 더욱 역동적으로 하라는 뜻. 선배의 세심한 지도에 고창성은 감사의 마음을 밝히며 눈빛을 반짝였다.
 
첫 대표팀인 만큼 선수 본인의 긴장감도 높게 마련. 그러나 고창성은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확실히 던지겠다는 각오다. 타석에서 30%의 안타 성공률을 보여줘도 '좋은 타자'라는 평을 받는 공격. 반대로 생각하면 투수가 더욱 유리한 싸움인 만큼 투수가 지레 겁 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상대 쪽에서도 전력분석팀을 가동하겠지요. 그러나 저도 상대 타자들을 직접 상대하지 못했고 다른 나라 타자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 상황이라면 투수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을 갖고 제 공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내 선수생활에 커다란 자산과 자부심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여준 고창성. 전무한 국제경기 경험이 오히려 비밀병기로서 매력이 될 수 있다는 발상 전환 속에 훈련 중인 그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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