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발탁' 임태훈, "이제는 허리가 버텨줄 것"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28 14: 45

"이번에는 모자 챙 안쪽에 '허리님 버텨주세요'라고 쓰지 않을 거에요".
 
건강한 몸 상태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붙박이로 자리잡고 싶다는 각오다. 안면마비 증세로 인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서 낙마한 김광현(SK)을 대신해 태극마크를 달게 된 우완 임태훈(22. 두산 베어스)이 건강한 몸과 좋은 구위로 금메달에 공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인해 9승 1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5.30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임태훈은 포스트시즌에서 특유의 묵직한 구위를 되찾으며 희망의 불을 밝혔다. 그 결과 끝난 줄 알았던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대열에 합류했다. 성인 대표팀 합류는 이번이 세 번째.
 
그러나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서는 연습경기서의 부진투로 윤석민(KIA)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는 황두성(넥센)의 대체 요원으로 개막 직전 합류, 필승 계투로 출장하지 못했으나 롱릴리프 요원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힘을 보탰다. 하지만 병역 혜택과는 관련이 없었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합동훈련서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온 임태훈은 "후발 주자로 합류한 만큼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열심히 해서 금메달 획득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대체 합류까지 대표팀과 관련된 사안에서 임태훈은 교체되거나 교체용으로 합류하는 카드로 쓰였다. 국제용 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선수 본인에게도 크게 남아있을 터.
 
그에 대해 임태훈은 "내 실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류현진(한화) 형이나 석민이 형처럼 확실한 기량으로 자리를 굳혔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비췄으나 곧바로 "좋은 활약을 펼쳐 성장해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투수로 크겠다"라는 말로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열흘 간 휴식기를 가졌던 임태훈은 "사흘을 쉬다보니 더 쉴 수가 없겠다 싶어서 집 근처 사설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몸을 만들었다. 던질 준비가 갖춰진 만큼 몸 상태는 확실하다"라며 자신감을 비췄다. 뒤이어 그는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모자 챙 안쪽에 쓰여있던 '허리님 버텨주세요'라는 문구로 팬들의 안쓰러움을 자아낸 데 대해서도 밝혔다.
 
"충분히 쉬고 몸을 잘 만들어서 이번에는 허리가 충분히 버텨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웬만하면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그 글귀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28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사흘째 훈련에 나섰다.
 
야구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임태훈이 미소 지으며 몸을 풀고 있다. /soul1014@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