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살아나자 전주 KCC도 살아났다. 어느덧 KCC는 그의 팀이 된 모습이다.
'에이스' 전태풍(30·178cm)이 완전하게 살아났다. KCC도 개막 3연패를 딛고 4연승으로 날아올랐다.

전태풍은 지난 28일 안양 한국인삼공사와 홈경기에서 후반에만 15점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KCC의 84-83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전태풍의 손끝에서 KCC의 공격이 시작됐다. 누가 마무리를 하든 시작은 항상 전태풍이었다.
지난해 혼혈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전태풍은 말 그대로 리그에 태풍을 일으켰다. 미국 청소년대표 출신답게 화려하면서도 기본기에 바탕을 둔 플레이는 종전 국내 포인트가드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한 차원 높은 차원의 플레이를 선사했다. 무서운 적응력으로 한국농구에 녹아든 전태풍은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성공적인 첫 해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2년차가 된 올 시즌 초반. 전태풍은 꽤 고생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 후유증인지 좀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개막 첫 3경기에서 평균 17.0점 4.7어시스트 2.0스틸을 올렸으나 야투성공률이 39.1%밖에 되지 않았다. 혼자 플레이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상대팀들도 KCC 공격의 젖줄인 전태풍을 집중적으로 수비하면서 괴롭혔다. 2년차 징크스가 우려될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태풍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3연패 후 4경기에서 평균 16.0점 6.0어시스트 2.0스틸을 기록했다. 야투성공률은 59.5%로 대폭 상승했다. 전태풍답게 확률 높은 공격을 펼친 것이다. 상대의 집중 견제는 변함없지만 빈곳의 팀 동료들에게 어시스트를 찔러주면서 자신의 공격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무리한 플레이를 자제하면서 빈 틈을 노린다. KCC 선수들의 살아난 움직임도 시즌 초반보다 전태풍의 킬패스가 빛나는 이유로 작용한다.
결정적으로 전태풍 특유의 승부사이자 해결사 기질이 두드러진다. 올 시즌 전태풍은 후반 득점이 평균 12.0점. 시즌 평균 득점(16.4점)의 73%를 후반에만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삼공사전에서도 4쿼터 막판 결정적인 동점과 역전슛을 잇따라 작렬시켰다. 승부처에서는 어김없이 전태풍이 공을 잡고 있다. 설령 그가 마무리짓지 않더라도 패스라는 무기가 있다. 인삼공사전에서 나온 크리스 다니엘스의 결승 훅슛도 전태풍의 돌파 후 어시스트가 먼저였다.
전태풍은 "초반 3경기에서는 너무 오버하는 경기를 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상대팀에서 수비를 강하게 나와 너무 힘들다. 하지만 혼자 플레이하고 싶지 않다"며 개인보다 팀플레이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어느덧 KCC의 심장이 된 전태풍이다. 그가 웃어야 KCC가 웃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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