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화면에 제가 나오면 알아보고 되게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우리 딸아이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고. 애기 태어나고 나서는 제가 말수가 좀 줄었잖아요".(웃음)
부동의 국가대표 외야수를 아버지로 둔 어린 딸. 그 아버지는 식구가 늘어난 책임감 속에서 금메달에 목표를 맞추면서도 "보고 싶다"라는 진심을 숨기지 않았다. '종박' 이종욱(30. 두산 베어스)의 웃음은 그래서 즐겁고도 또 애절했다.

올 시즌 114경기 3할1푼2리 5홈런 45타점 30도루에 진기명기급 외야수비까지 선보이며 국가대표 중견수다운 위력을 발산한 이종욱은 현재 부산에서 진행 중인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전지훈련에 합류해 있다. 특히 지난 3월 첫 딸 예소 양을 얻은 이종욱인만큼 훈련 중에도 그의 얼굴은 싱글벙글 그 자체였다.
"훈련 순서 까 먹으면 어떻게 해요. 아 진짜"라는 정근우(SK)의 핀잔에 "또 하나 잡혔네"라며 웃은 이종욱. "시즌 막판 부상이 아니었으면 팀의 목표에도 확실히 공헌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밝힌 이종욱은 금메달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열중하겠다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테이블세터진에 포함될 테니 다른 타자들보다 머리 쓸 일이 많겠지요.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전 대표팀보다 훈련량이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당연히 이렇게 해야 되니까요".
그러나 인륜인 부녀 관계에는 강인해 보이는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국가의 부름에 충실해야 하는 만큼 잠시 떨어져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딸아이가 보고 싶은 마음은 숨길라야 숨길 수 없었는 지 흐뭇하고도 일면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생후 7개월 째인데 TV 화면에 제가 나오면 '절 알아보고'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얼마나 보고 싶은 지 몰라요. 얼마 안 있으면 걸음마도 하고 '아빠 아빠'하면서 옹알이도 할 텐데".(웃음)
좋은 이름을 주기 위해 생후 3개월 동안 쉬는 틈이 날 때마다 작명소를 수소문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이종욱의 반 년 전이 겹쳐지며 듣는 이의 마음 또한 절로 흐뭇하게 한 이종욱. "더 열심히 해야지요"라며 힘차게 그라운드로 향한 그의 발걸음에는 딸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우뚝 서고 싶어하는 마음이 물씬 배어나왔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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