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이가 마약한 것처럼 잘했네요"(강혁).
지난 29일 서울 삼성이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 홈경기에서 100-95로 승리한 뒤 강혁이 꺼낸 얘기다.
이날 강혁의 비유처럼 김동욱의 플레이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3차 연장까지 포함해 53분가량을 뛰었지만 역동적인 움직임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다른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한계를 보인 2차 연장전에서만 6점을 몰아넣을 정도였다. '야생마'라는 별명 그대로였다.

김동욱도 자신의 활약상에 놀란 것은 마찬가지. 김동욱은 "50분을 넘긴 것은 프로에서도 처음이다"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차재영과 애론 헤인즈가 5반칙으로 퇴장 당했으니 조금 더 뛰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비결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물론, 김동욱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차 연장전 경기 종료 6초를 남기고 2점 슛을 성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송영진에게 버저비터를 허용하면서 3차 연장전에 돌입하는 순간이었다.
김동욱은 "내가 리바운드를 놓치고 넘어졌을 때는 솔직히 일어나기 싫었다. 5분을 더 뛰는 것을 떠나서 주축 선수들의 퇴장으로 눕고만 싶었다"면서 "그래도 (이)원수가 독려해줘 마지막까지 뛸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KT전이 김동욱에게는 작년 1월 원주 동부전보다 힘들었다는 데 있다. 당시 삼성은 동부와 KBL 최다 기록인 5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2-135로 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동욱은 "오늘이 그 때보다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대표팀 선수 3명(이규섭, 이정석, 이승준)이 빠지고 용병(나이젤 딕슨)도 한 명이 다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스매치로 수비도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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