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모비스표 신상품이 등장했다. 이번에도 이적생이다.
울산 모비스 가드 노경석(27·188cm)이 이적생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노경석은 지난 29일 창원 LG전에서 데뷔 후 가장 많은 27점을 폭발시켰다. 결승 중거리슛까지 터뜨리며 팀의 4연패를 직접 끊었다. 3점슛 5개 포함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의 전천후 활약이었다. 올 시즌 모비스에 새로 가세한 노경석은 그간 꽁꽁 감춰뒀던 잠재력을 제대로 과시하고 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서울 SK에 지명된 노경석은 그러나 당초 기대만큼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SK에서 벤치멤버로 뛰는 시간이 많았다. 데뷔 첫 2시즌간 평균 3.4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이후 상무로 군입대하며 점점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선수가 되어버렸다.

그랬던 노경석의 이름이 다시 거론된 것은 이적 소식 때문이었다. 모비스 우승공신 김효범이 연봉 5억 1300만 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SK로 이적했고 이 과정에서 노경석이 보상선수로 지명돼 모비스로 옮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었고 전력이 약해진 모비스는 그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었다.
비시즌 동안 혹독한 훈련을 소화한 노경석은 마침내 기회를 부여잡았다. 올 시즌 6경기 모두 주전으로 선발 출장했을 정도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는 노경석은 평균 16.8점 3.5어시스트 2.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2경기만 뛰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양동근(21.0점)을 빼면 외국인선수보다도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팀 내 가장 많은 출장시간(35분56초)을 소화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고 위상도 달라졌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3점슛이다. 경기당 평균 3.3개의 3점포를 터뜨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36개 중 20개를 적중시켜 3점슛 성공률도 55.6%에 달한다. 전주 KCC 정선규(62.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공률이다. 오히려 3점슛 성공 갯수는 노경석이 15개나 더 많다. 3점슛의 양과 질에서 모두 최고인 것이다. 게다가 돌파와 컷인 그리고 속공가담능력도 좋아 공격루트도 다양하다.
노경석은 "감독님이랑 코치님께서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시고 있다. 여름 비시즌에 열심히 운동한 것이 코트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달라진 비결을 설명했다. 모비스는 김현중·우승연·박종천 등 지난 몇 시즌간 이적해 올 때만 하더라도 별다른 주목을 못 받던 선수들을 보석처럼 키워내며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뒤집은 전례가 있다. 이른바 모비스표 이적생 성공신화. 이제는 노경석 차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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