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륙간컵 이탈리아 네덜란드에 연패 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30 07: 31

33년만에 대륙간컵 야구대회 우승을 목표로 했던 한국이 결선리그 1,2차전에서 야구의 변방으로 불리는 유럽의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 이틀 연속 패하며 세계 랭킹 4위의 체면을 구겼다.
한국은 지난 29일 대만 타이중 인근 두우리구장에서 열린 결선리그 이틀째 네덜란드전에서 안타수 6-5의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전날(28일) 이탈리아에도 2-5로 패했다. 30일 일본과 결선리그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31일 5·6위전을 치르게 됐다.
조별리그에서도 한국은 대만과 쿠바에 패하며 이번 대륙간컵에서 2승4패를 기록, 올림픽 금메달과 2009WBC 준우승이라는 영광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예년과 달리 대학 선수들 중심이 아니라 대부분 1군과 퓨처스(2군)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출장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선발 투수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과 타자들의 집중력이 부족했다는 점, 여기에 상대팀에 대한 정보 분석이 없었다는 점을 꼬집을 수 있다.
▲1회를 버티지 못한 선발진
대회 출발하기 전 김정택 감독은 "투수진은 내가 계획했던 것에서 40%밖에 갖추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한국은 지난 6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홍콩과 체코전을 뺀 나머지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23일 대만과 개막전에서 우규민이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물러나며 한국은 5-11로 패했다. 25일 쿠바와 3차전에서도 진해수가 ⅓이닝 2피안타 1실점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28일 이탈리아전에서도 선발 조태수가 ⅔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강판됐다.
그나마 고원준이 27일 체코전에서 6이닝 1실점, 29일 네덜란드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막은 것을 빼고는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국제 대회에서는 기선 제압이 중요한 만큼 선취점을 내주지 않고 뽑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매 경기 선취점을 내주며 상대에 끌려가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집중력 잃은 타자들
김정택 감독은 "타자들 쪽은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특급 선수들은 없었지만 1군에서 활약했던 이원석(두산), 유한준(넥센), 정수빈(두산), 민병헌(두산) 등이 출전해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28일 이탈리아전에서 9안타 2득점, 29일 네덜란드전 6안타 1득점이 말해주듯 연속안타와 적시타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럴 경우 필요한 진루타와 희생타마저 제때 터지지 않으며 득점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상대국 선수 정보 전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대만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우리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 선발에 대한 분석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상대 타자들에 대한 정보 역시 부족했다.
특히 유럽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현지에 도착해 상대팀 경기를 지켜보며 정보를 축적했지만 한두 경기를 통해서 투수와 타자를 파악하기엔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씨는 29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내 관점에서는 조별리그 때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타자들이 상당히 잘 친다는 판단을 하며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다"며 "한국이 비록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선수들이 주축이 돼 대회에 출전했지만 세계랭킹 4위라는 점을 인식하고 선수들을 출전시켜야 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번 대륙간컵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눈치다. 그러나 순위를 떠나서 이번 대회를 통해 '야구 공은 둥글다'는 점과 '상대 분석 없이는 어느 나라에든지 고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주제임은 틀림없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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