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는 2군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한 야구인은 "삼성·두산·롯데는 아마 당분간 4강에서 벗어날 일이 없을 것이다. 2군 전용구장이 있고 확실한 시스템아래 선수들이 커가고 있다. 1군 선수들이 빠져도 금방 메울 수 있다"며 2군 투자가 곧 전력강화의 밑거름이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2년 연속 최하위로 처지며 침체를 걷고 있는 한화에게 들어맞는 말이다. 한화는 송진우·정민철·구대성·김민재·이영우 등 노장선수들이 대거 은퇴하고, 김태균·이범호 같은 기둥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 결과가 다름 아닌 2년 연속 최하위였다. 올 겨울도 이렇다 할 전력보강 계획이 없다. 팀 리빌딩을 강조하며 한대화 감독에게 모자와 지팡이만 달랑 주고 마술을 부리길 바라고 있다.
한화는 1~2군간의 기량차가 큰 팀으로 평가된다. 당장 주전선수 몇 명이 부상으로 빠지면 어쩔 도리가 없다. 바로 바로 2군으로부터 전력을 보강받는 타구단과 차이가 있다. 한화는 2군 전용구장이 없다. 2군 전용구장이 없는 팀은 한화와 더불어 SK·KIA가 있지만 SK와 KIA는 각각 송도구장과 함평구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한화는 1·2군이 번갈아가며 대전구장으로 쓰고 있는 형편이다.

한화 구단은 지난 2007년 3월 대전시 대덕구와 야구연습구장을 짓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신탄진 도시자연공원 내에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실내연습장, 주차장, 한화이글스 기념관 등을 건립한다는 그럴듯한 내용이었다. 다만 실행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2009년은 커녕 2010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삽조차 뜨지 못했다. 그 사이 한화의 독수리는 날개가 꺾이며 추락하고 말았다.
한화 윤종화 단장은 "법적인 문제 때문에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공원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절차와 행정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외 산림법·도로법 문제까지 몇십개의 법적인 제도 때문에 간단하게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전시가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지만 시와 잘 얘기하고 있다. 비교적 협조적이다"는 것이 윤 단장의 말이다.
지난 2007년말 김해 상동구장에 전용구장을 건립한 롯데는 8년이 걸렸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만큼 행정적으로 통과시켜야 할 법적인 걸림돌이 많다. 따라서 적극적인 움직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팀 전력강화의 밑거름은 투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 마련이다. 저비용 고효율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한화 구단도 이 부분에 대해 간과하지 않고 있다. 롯데가 2군 전용구장 건립과 함께 가을잔치 단골손님이 된 건 좋은 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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