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美전훈 출발' 박종훈, "좋은 습관을 다질 것"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1.01 07: 00

"야구의 기본, 좋은 습관을 다지고 돌아오겠다".
LG 트윈스 박종훈(51) 감독이 내년 시즌 4강을 목표로 45명의 선수들을 이끌고 1일 오전 10시 5분 대한항공 KE 035편을 이용해 미국 플로리다 브래드턴 파이어리츠 시티로 50일 동안 마무리 훈련을 떠났다.
 

계획대로라면 이날 조인성, 이대형, 이택근, 정성훈, 오지환, '작뱅' 이병규 등 주전 선수들 뿐 아니라 정병곤, 김남석 등 신인들까지도 참여해 45명이 출발 예정이었으나 봉중근, '큰'이병규, 이진영이 빠지며 42명이 출국했다.
박 감독은 1일 인천공항에서 OSEN과 만난 자리에서 "50일은 긴 시간이다. 특별한 목표를 밝히기 보다 내년 시즌 승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좋은 습관을 키우고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올 시즌 LG는 57승 5무 71패(승률 4할2푼9리)를 기록하며 6위를 기록했다. LG는 전반기를 4위 롯데에 한 경기 차 5위로 마감하며 4강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5경기에서 5연패, 후반기 개막 첫 주 사직 3연전에서 3연패가 한 시즌의 운명을 결정짓고 말았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은 역대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박 감독으로서도 자존심이 상할 문제였다. 박 감독은 "첫 시즌이 끝나는 잠실 마지막 경기에서 2만명이 넘는 팬들이 오셨다. 자존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해 준 팬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컸다. 아내가 팬들에게 절을 했어야 했다며 나를 꾸짖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내년 시즌에는 기필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 야구로 LG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히 크다. 보통 정규 시즌이 끝나면 한 달 정도 휴식을 갖고 11월에 마무리 훈련을 국내에서 한달 정도 갖는다. 하지만 LG는 올 시즌을 마치고 10월 3일부터 29일까지 남해와 진주에서 1차 마무리 훈련을 한 뒤 1일 미국으로 2차 마무리 훈련을 떠나는 것이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한 뒤 "야구에 대한 좋은 습관을 기르는데 집중할 것이다. 좋은 습관이란 기본적인 것을 말한다. 공부도 잘 하는 사람을 보면 가끔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한다.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야구를 잘 하는 선수들과 팀은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훈련의 큰 틀을 제시했다.
박 감독이 말하는 좋은 습관이란 간단하다. 그는 "우리는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상대는 한 베이스 못 가게 막는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인 수비 백업 및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습관들이 모였을 때 이기는 습관이 되는 것이다. 이기는 것도 습관"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LG는 미국에서 기본적인 수비 및 타격 훈련 뿐 아니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까지도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경우 한 시즌 동안 체력소모도 심했을 뿐 아니라 잔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는 상태라 훈련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투수들 가운데 김광수(68경기), 이상열(76경기) 등 중간계투들의 경우 어깨를 무리한 만큼 정상적인 피칭은 힘든 상태다. 선발로 처음으로 풀 시즌을 보낸 김광삼도 111이닝을 던졌기에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칫 잘못할 경우 내년 시즌 부상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박종훈 감독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박 감독은 "충분한 휴식을 못 했을 경우 부상 위험도 있다. 그러나 충분히 쉰다고 해서 부상이 안 오는 것도 아니다"라고 역설한 뒤 "지금 우리에게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부상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봉타나' 봉중근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합류할 예정이다. 대륙간컵야구대회에 참가한 오지환과 박현준도 추가로 합류하고, 갈비뼈 부상을 당한 이진영도 치료를 마치고 11월 말에 미국으로 출국한다.
그러나 '큰' 이병규는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49제' 때문에 한국에 남아 잔류군과 훈련할 예정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박용택은 계약을 마친 후 합류 여부가 결정된다.
스프링캠프가 아닌 마무리훈련을 해외에서 50일 동안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인 것만은 틀림없다. 과연 고생하고 땀 흘린 만큼 내년 시즌 큰 보상을 받게 될지, 결과는 1년 뒤에 알 수 있다.
 
◇참가자 명단
▶코칭스탭: 11명
박종훈감독, 김영직, 최계훈, 김인호, 염경엽, 권명철, 차명석, 김정민, 유지현, 서용빈, 김용일
▶트레이너: 3명
오세훈, 배요한, 안용완
▶투수: 21명
박명환, 경헌호, 이상열, 서승화, 강철민, 김광삼, 심수창, 김광수, 김기표, 박동욱, 김선규, 신정락, 박현준, 장진용, 이범준, 한희, 최성민, 임찬규, 이영재, 정다흰, 송윤준
▶포수: 4명
조인성, 윤상균, 김태군, 심광호
▶내야수: 10명
정성훈, 김태완, 박경수, 서동욱, 이학준, 백창수, 정주현, 오지환, 김남석, 정병곤
▶외야수: 7명
이택근, 이대형, 이병규(24), 황선일, 양영동, 유재호, 정의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