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제 10월이 끝났네요".
한국시리즈 MVP로 폭등한 주가로 올 시즌을 마감한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29)이 10월을 추억했다.
31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박정권은 야간 홍백전에 앞서 "이제 옥토버(10월)도 오늘로 마지막이구나"라면서 "이제 난 어떡하나"라며 엄살을 피웠다.

박정권에게 있어 2010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21타수 3홈런 포함 8타점 10안타(.476), 한국시리즈 7경기 28타수 2홈런 포함 9타점 11안타(.393)를 잇따라 기록해 '미스터 옥토버'로서 최고의 찬탄 속에 이름을 각인시켰던 지난 시즌. 하지만 팀이 준우승에 그치면서 박정권이라는 존재감도 급속하게 잊혀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에 반해 박정권의 가슴은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잊지 않았다. 2할7푼6리였던 시즌 타율을 3할대(.306)로 진입시키며 응어리를 기량으로 승화시켰다. 결국 이 기세를 고스란히 한국시리즈까지 이었다. 홈런 1개 포함 5안타 6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단 4경기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끈 것이었다.
더불어 최고의 순간인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까지 안을 수 있었던 2010시즌이었다. 스스로도 "별명 중에 '미스터 옥토버'가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자부심을 표현했을 정도였다. 씁쓸하게 보냈던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분명 의미있었던 10월이었다.
그럼에도 박정권이 10월을 아쉬워 하는 이유는 아직 긴장을 풀 수 없기 때문이다. 4~5일 대만에서 열리는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과 13일 한일 클럽챔피언십을 남겨두고 있다. 비록 클럽대항전이지만 국제대회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것이다.
"10월이 간다"는 박정권의 말은 단순히 10월의 사나이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시즌의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했던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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