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0)은 사자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삼성에 입단한 정인욱은 데뷔 첫해 어깨 부상 속에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28경기 등판해 4승 2패 1홀드(방어율 5.31)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구가 인상적"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인욱은 올 시즌을 돌이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스피드가 많이 나오지 않아 컨트롤 위주로 던졌는데 스피드가 향상된 뒤 컨트롤이 나빠지고 원바운드 투구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점점 좋아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컨트롤이 좋지 않아 볼넷이 많이 나오고 투구수가 늘어났다. 그래도 희망투는 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낙천적이다. 전날 경기에서 난타 당하더라도 금새 잊어버리고 다음을 기약한다. 정인욱은 "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전날 경기에서 못 던져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어린 나이에 1군에 머무르는 자체가 행복한 일 아니겠냐. 어차피 성격도 밝은 편이고 그런 이미지로 굳혀가는 것"이라고 웃었다.
정인욱은 지난달 10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잊을 수 없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 마운드에 오른 정인욱은 1이닝 3실점(3피안타 2볼넷)으로 고배를 마셨다. 선 감독은 "정인욱은 키워야 할 투수"라며 "그런 경험은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감싸 안았다.
그는 "2점차 앞선 상황에서 1점을 허용하더라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내게 맡긴 것 같다. 나를 강하게 키우려는 감독님의 마음을 느꼈다"며 "형들이 잘 해줬는데 분위기를 흐트려 많이 미안했다. 다음에 그런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면 쉽게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 감독은 정인욱을 선발 요원으로 키울 계획. 그 또한 "나도 선발 투수가 좋다. 선발이 멋지지 않냐. 공도 많이 던질 수 있어 좋다"고 배시시 웃었다. 또한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을 통해 컨트롤을 보완하고 결정구를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이라며 "여러가지 변화구를 던져보고 내게 가장 알맞은 구종을 선택하겠다"고 덧붙였다.
"야구장에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정인욱은 차우찬, 백정현, 임진우 등 87년 동갑내기 투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형들이 너무 잘 해줘서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다른 형들도 많이 챙겨주지만 나이차가 많아 쉽게 다가갈 수 없다. 형들이 그렇게 챙겨주지 않았다면 내가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겠냐. 형들 덕분에 신나게 뛸 수 있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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