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남격스러운', '남격'이 디지털을 대하는 자세
평균 나이 40세를 넘긴 남자들이 디지털을 만나면?
10월 31일 방송된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에서는 '남자, 그리고 디지털의 습격'이라는 주제로 스마트폰, DSLR 카메라 등 정복에 나선 일곱 멤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스마트폰으로 음식 배달주문하기,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노트북 바탕화면 설정하기, 음원 사이트에서 벨소리 다운로드 받아 스마트폰에 벨소리 설정하기 등등 멤버들에게 주어진 다양한 미션들. 현대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만 기성세대들에게는 낯선 각종 디지털 기기 관련 미션들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은 특히나 YB(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와 OB(이경규 김태원 김국진)로 팀을 나눠 진행돼 재미가 배가됐다는 평.
이날 미션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긴 쪽은 아무래도 OB쪽이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트위터를 하지만 모두 대리기사 윤형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경규, 스마트폰을 제대로 구경조차 해본 일 없다는 김국진, 포털사이트 아이디 하나면 온라인 사이트 어디든 드나들 수 있다고 여기는 김태원 등 말 그대로 디지털의 '디'자도 모르는 아저씨들의 좌충우돌은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기 충분했다. 반면 윤형빈 이정진 등 YB 멤버들은 젊은 세대답게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고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모습을 보여 OB와 대조를 이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더 큰 웃음들이 터질 수 있던 것.
이날 '남격'의 미션은 '아저씨'로 통하는 40대 이상 혹은 기성세대들의 고민이나 현실과 맥이 닿아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디지털 세상, 자고 일어나면 더 발전된 스마트폰과 카메라, 노트북 등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들은 그 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하지만 기성세대들은 어쩔 수 없이 외면하게 되는 게 실상이다. 많은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디지털에 문외한인 김국진에게 무척 공감한다', '마치 내 얘길 보는 것 같다'고 무릎을 치며 봤다는 소감을 올린 것도 그 때문이다.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 가입하는 데만 장시간 힘을 빼는 모습, 일단 벨소리를 다운로드 받긴 했지만 스마트폰에서 설정하는 방법을 몰라 쩔쩔 맨 사연 등은 웃음과 동시에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사실상 이날의 미션은 일곱 멤버가 방 안에 모여 노트북과 스마트폰, 카메라를 조몰락대며 벌인 작은 해프닝이나 다름없었다. 어찌 보면 소소한 일상과도 같은 이 작은 미션은 그러나 큰 즐거움과 동시에 현실적인 공감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합창단, 월드컵, 자격증...등 대형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본래 때깔이 고스란히 묻어난 '남격'다운 미션이었다. 이렇게 '남격'은 점점 '남격스럽다'는 말을 만들어간다. 디지털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는 역시나 '남격스러웠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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