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일본 앞서 대만서 '아시아 제패 첫 시동'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1.02 07: 00

'진정한 아시아 제패를 위해서는 반드시 대만을 넘어야 한다'.
김성근(68) SK 감독은 2010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거머쥔 후 "이제 5승 남았다"고 선언했다. 이는 한국시리즈를 4전전승으로 끝내고 일본시리즈 우승팀과의 격돌에서도 승리, 아시아 구단 최고 자리에 우뚝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삼성과의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단 4경기만에 끝내면서 약속을 착실하게 실현해 가고 있다. 이제 SK는 오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단판 경기로 펼쳐지는 한일 클럽챔피언십에서 일본시리즈 우승팀만 잡으면 된다. 그런데 단 1승을 놓고 겨룰 상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주니치와 지바 롯데가 팽팽하게 맞서 있는 상태다.

그렇지만 이에 앞서 넘어야 할 산이 대만이다. SK는 대만시리즈 우승팀 슝디와 4~5일 이틀 연속 벌이는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에 나서야 한다. 대만팀을 낮게 볼 수도 없다. 오히려 일본팀보다 더 부담스러운 상대로 깊게 각인돼 있다.
SK는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지난 2007년 4개국(한국, 일본, 대만, 중국) 챔피언이 벌이는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 진출했다. 예선에서 일본 챔피언 주니치를 6-3으로 꺾으면서 아시아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일본팀에 승리를 거둔 한국 구단이 됐다. 그러나 SK는 결승전에서 재격돌한 주니치에 5-6으로 아쉽게 패해 아시아 제패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오른 2008시즌 역시 마찬가지. SK는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세이부를 4-3으로 꺾어 전 해 거둔 주니치전 승리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한 수 위로 평가받던 일본의 챔피언을 꺾은 만큼 자부심을 가질만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인 대만의 통이에 4-10이라는 일격을 당하면서 결승 진출이 물거품으로 변하고 말았다. 모든 초점을 세이부와의 결승전에 맞추고 있던 SK와 김 감독으로서는 허탈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경기 후 할말을 잃은 듯 그저 멍하니 그라운드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과 SK는 시즌 전부터 일본시리즈 우승팀과의 진검승부를 최종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시즌 도중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이 불쑥 등장하면서 일본에 향하던 초점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SK로서는 오히려 기회이기도 하다. 2007년과 2008년 2년 연속 일본을 넘어서고도 결국 아시아 정상 바로 앞에서 좌절해야 했던 아픔을 단 번에 씻을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다. 슝디를 대표로 나선 대만을 눌러 2008년의 설욕을 확실하게 매듭지은 후 2007년 1점차 패배의 아쉬움까지 동시에 날려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슝디가 만만치 않은 팀으로 인식돼 있는 점도 SK에게는 플러스다. 4명의 외국인 투수를 앞세운 슝디는 SK와 마찬가지로 싱농을 4연승으로 돌려세우고 정상에 올랐다. 1~3 선발진과 더불어 마무리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다.
김 감독은 이런 슝디에 대해 "투타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SK 선수들에게 긴장감과 정신적인 무장을 동시에 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2일 대만으로 날아가는 한국 대표 SK 선수단의 가슴은 다시 한 번 승부욕으로 넘쳐 흐르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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