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감독이 말하는 '달라진 전자랜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02 07: 58

인천 전자랜드가 달라졌다. 창단 첫 시즌이었던 2003~04시즌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전자랜드가 당당히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전자랜드는 2일 현재 6승2패로 부산 KT, 서울 삼성과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허덕이던 팀을 중간에 물려받았던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가 달라졌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 다양한 옵션
지난 시즌 전자랜드는 서장훈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해결사가 없었다. 서장훈이 더블팀에 시달리면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옵션이 크게 늘었다. '혼혈 특급' 문태종을 비롯해 신기성·허버트 힐 등 승부처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가세했다. 기존의 정영삼도 부상에서 회복했다.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코트에 서 있는 선수 전원이 해결사가 될 수 있는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승부처든 아니든 굉장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유 감독은 "우리는 선수구 성상 누구나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문태종뿐만 아니라 매치업상 서장훈·정영삼·힐·아말 맥카스킬까지 해결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선수 구성상 문태종만 슛을 시도하게 되면 나머지 선수들의 플레이가 죽어버리고 받아 먹는 것에 그친다. 다행히 문태종도 팀이 필요로 하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유 감독의 말이다. 문태종뿐만 아니라 전자랜드 선수들 모두 고집스런 플레이가 없다. 그 결과가 바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 야투성공률(52.39%)이다.
▲ 강해진 수비
모든 스포츠에서 수비는 기본이 된다. 농구에서도 마찬가지. 전자랜드 돌풍도 수비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전자랜드는 경기당 평균 75.4실점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적은 점수를 내주고 있다. 서장훈·힐·맥카스킬 등이 버티고 있는 골밑 수비의 힘으로 상대의 2점슛 성공률을 48.64%로 묶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수치.
 
블록슛도 3.9개로 리그 전체 1위다. 이뿐만 아니라 장신 라인업이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속공 허용이 1.88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적다는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유 감독은 "선수 구성을 살려야 한다. 나이 먹은 선수들이 많은데 뜀박질만 시킬 수는 없다. 대신 트랜지션 백코트만큼은 확실히 하자고 강조한다. 최대한 속공을 안 주는 팀이 되자는 얘기다. 우리가 빨리 해서 넣을 필요는 없으니까 백코트라도 잘하자고 한다. 속공 허용으로 무너지면 어쩔 도리가 없다"며 선수들에게 기본 사항을 강조하고 있음을 밝혔다. 물론 음지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의 노고도 잊지 않았다. "이현호와 이병석은 경기 후 기록지를 보면 항상 하얗다. 하지만 그 선수들이 없으면 팀 운영이 힘들다".
▲ 무서운 뒷심
지난달 30일 전자랜드는 '최하위' 안양 한국인삼공사에 발목이 잡히며 연승행진이 끊겼다. 이튿날 창원 LG와 원정경기에서 10점차로 넉넉히 앞서며 맞이한 4쿼터 상대의 파상공세에 막판 동점까지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다. 이날 경기마저 내주면, 자칫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태종이 위기에서 해결사를 자처했고 2점차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작년과 다르게 패배한 다음 경기에서 4쿼터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올해 전자랜드의 달라진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실제로 올 시즌 전자랜드는 뒷심이 강해졌다. 6승 가운데 3승이 3쿼터에 뒤집은 경기였고  1경기는 4쿼터에 역전한 경기였다. 승부처가 되는 3~4쿼터 득점이 평균 43.25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 바로 전자랜드다. 특히 해결사 문태종은 평균 20.25점 중 무려 13.25점을 3~4쿼터에 몰아넣고 있다. 3~4쿼터 평균 득점이 애론 헤인즈(삼성·15.13점) 다음으로 많다.
 
신기성 ·문태종·서장훈처럼 노련한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것도 큰 힘이다. 유 감독은 이들에 대해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들"이라고 정의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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