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하 성스)이 오늘(2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1일 방송된 19회에서 이선준(박유천 분)이 가짜로 홍벽서를 자처하고 옥에 갇히면서 구명 운동을 벌이던 구용하(송중기 분)는 중인이었던 신분이 탄로 났다. 김윤식(박민영 분)은 마침내 오랜 시간 찾아 헤맸던 금등지사를 발견했지만 하인수(전태수 분)와 하효은(서효림 분) 남매가 김윤식이 여자임을 알게 되면서 막판 전개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늘 밤, 과연 잘금 4인방을 비롯한 성균관 청춘들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풀려나가게 될지, 우정과 러브라인의 결말이 기대되는 가운데 배우들은 새벽까지도 긴 촬영을 이어온 상황. 박수 받을 시청률은 아니지만 웰메이드로 호평 받으며 높은 체감 인기를 누린 '성스', 이 같은 신드롬을 가능케 한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이른바 '성스' 폐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연장 요청, 시즌2 요구가 쇄도하게 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잘금 4인방'을 비롯한 조선시대 청춘들의 캐릭터가 살아 숨 쉰 덕택이다. 가랑 이선준, 대물 김윤식, 걸오 문재신, 여림 구용하 등 각자의 특색을 잘 살린 별호를 지닌 잘금 4인방, 또 이들과 대립관계에 선 장의 하인수, 이선준의 정혼녀 하효은 등 그 시대를 살다간 청춘들의 이야기는 이제껏 국내 드라마에서 크게 조명된 일이 없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조선에도 분명 청춘들은 있었는데, 왜 그들의 삶은 다뤄지지 않느냐는 데서 '성스' 기획도 시작됐다는 게 제작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 때문인지 '성스'는 탄탄한 스토리나 감각적 연출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통통 튀는 캐릭터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주력했다는 평이다. 신분도, 지난 삶의 자취도 너무나 다른 청춘들이 만나 우정을 쌓고 삶을 고민하며 한 단계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던 것. 게다가 박유천 박민영 송중기 유아인 등 이를 연기한 젊은 배우들의 호연은 꾸준히 '성스'의 시청률을 견인했다.

이제껏 왕조사 중심의 사극에서는 집중 조명된 적 없던 국학 성균관을 주무대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던 '청춘사극'이란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점, 박유천 박민영 송중기 유아인 전태수 등 수많은 연기 재목들을 발굴하고 재발견한 점, 시청률보다 체감 인기로 웰메이드의 저력을 확인시킨 점 등은 '성스'가 시청률과 상관없이 가치를 지니는 이유다.
또한 극 초반 조선 후기 시전상인들에게만 허용됐던 금난전권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나 아들 사도세자에 대한 회한의 정을 담은 영조의 친서인 '금등지사'의 비밀 찾기 등 여느 정통사극 못지않은 묵직한 역사적 소재들을 무겁거나 너무 지루하지 않게 담아내 눈길을 끌기도.
역사 속 실존 했던 배움의 장 ‘성균관’이란 충분히 흥미로운 배경을 바탕으로 사색당파를 넘어 그들이 꿈꾸는 미래와 고민들, 아름답고 건강한 청춘 성장기는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순수한 열정과 싱그러운 엔돌핀을 전했다. 또한 풍자를 통해 던지는 현실에 대한 수많은 물음표들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함께 고민하자 했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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