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투수 쏠림 현상 벗어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1.02 10: 35

외국인 타자 시대가 다시 올 것인가.
2010년 프로야구의 특징은 외국인 투수의 득세였다. 2009년에 KIA가 아퀼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 두 외국인 투수를 앞세워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자 너나할 것 없이 특급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는데 혈안이 됐다. 그 결과가 올해 퇴출된 선수들을 포함해 22명의 외국인선수 중 투수가 물 20명이었다. 외국인 타자는 카림 가르시아와 시즌 중 퇴출된 덕 클락 2명밖에 없었다. 역대 외국인 투타 비율이 가장 한쪽으로 쏠린 케이스였다.
하지만 내년에는 사정이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스토브리그에서 타선 강화를 목표로 외국인 타자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최하위로 처진 한화가 외국인 내야수 영입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넥센·삼성·KIA 등에서 강력한 외국인 타자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투수·타자 1명의 기존 구성에서 가르시아를 포기하고 투수 2명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머지 SK·두산·LG도 외국인 투수 2명으로 일찌감치 방침을 정해놓은 상황.

각 팀들이 외국인 투수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 외국인 타자를 발벗고 찾고 있는 데에는 전반적인 타선 약화가 이유로 꼽힌다. 가르시아와 클락 그리고 로베르토 페타지니·클리프 브룸바 등 외국인 타자가 6명이 있었던 지난해 전체 팀 타율은 2할7푼5리였으며 경기당 평균 10.32득점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전체 팀 타율은 2할7푼으로 떨어졌고 경기당 평균 득점도 9.96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홈런이 1155개에서 990개로 떨어졌다. 외국인 타자 홈런이 124개에서 38개로 떨어진 결과였다.
몇몇 팀들은 외국인 타자 부재로 심각한 빈타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최하위 한화는 물론, 넥센·KIA·삼성 모두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수 중심의 지키는 야구를 하는 삼성이 SK와 한국시리즈에서 심각한 타선 빈곤으로 4연패를 당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컸다. 결국 선동렬 감독도 타선 강화를 위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제이콥 크루즈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타자 영입을 선언했다. 시즌 중 클락을 퇴출했던 넥센도 타선 무게가 크게 떨어지자 외국인 타자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내년 시즌 외국인 타자들이 늘어나면 조금 더 공격적인 야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수준이 높아진 국내 투수들을 상대로 얼마나 빠른 적응력을 보이느냐가 선결과제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쏠림 현상에서 벗어나 외국인 타자들의 호쾌한 스윙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볼거리가 늘어나고 다양성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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