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야구대표팀은 누구보다도 아시안게임을 기다리고 있다. 4년 전 도하에서 당한 굴욕을 씻기 위함이다.
도하 아시안게임은 한국야구에 그야말로 치욕이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발진했던 당시 대표팀은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대만과의 첫경기에서 2-4로 패하며 암운을 드리웠다. 이어 사회인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7-10으로 끝내기 역전패했다. 금메달은 커녕 은메달도 못따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마저 희석됐다.
하지만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한국야구는 위상을 되찾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세계적인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여기에는 도하에서의 아픔이 한 몫 했다. 도하 충격 이후 한국야구는 공인구·스트라이크존·마운드 높이에 변화를 가하며 발전을 꾀했다. 도하에서 아픔을 겪은 선수들은 올림픽과 WBC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활약하며 도하에서의 마음고생을 모두 다 털어냈다.

4년 전 도하에서 아픔을 겪었던 선수들 중 상당수가 광저우에도 간다. 류현진을 비롯해 윤석민·강민호·이대호·정근우·이용규·조동찬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가운데 조동찬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선수들은 모두 올림픽과 WBC를 통해 국제대회에서 상당한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무대에서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특히 류현진·윤석민·이대호는 해외에서도 탐낼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이들에게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좋은 설욕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하에서 일본전에 피홈런을 2개를 맞고 평균자책점 9.95로 크게 부진했던 류현진은 단단히 벼르고 있다. 13일 대만과의 예선 첫 경기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당시의 아픔을 씻어낼 좋은 기회다. 류현진은 "우리나라가 올림픽과 WBC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아시안게임에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 생각한다. 그에 걸맞는 마음가짐과 뚝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4년 전에만 하더라도 경험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도하 멤버들. 4년의 시간이 지나 이제는 어엿한 주축으로 다시 한 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4년 전 아픔과 굴욕을 씻고 광저우에서 설욕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기대가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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