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도망자 플랜B'에서 비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외사관 경찰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정진. 11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돌이킬 수 없는’에서 이정진은 브라운관과 180도 다른, 그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연기 변신과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영화 ‘돌이킬 수 없는’은 아동 실종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극중에서 이정진은 전과를 가진 미스터리한 용의자 유세진으로 분해 아이를 잃어버린 분노에 휩싸인 아버지 노충식 역할의 김태우의 타깃이 돼 범인으로 계속 몰리게 된다.

이정진은 내성적이고 조용한 전과자 역을 맡으면서 외적으로 어떤 굴욕과 탄압에 대해서도 폭발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사는 동네의 여자 아이가 사라졌을 때, 유일한 단 한명의 용의자로 몰리는 상황에서 동네 주민들의 비난과 힐난의 눈빛에도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치기 보다는 어떤 말도 겉으로 꺼내지 않으며 그 분노를 속으로 삭여서 비밀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전달한다. 이에 관객들은 ‘진짜 범인인거야? 아닌거야?’라는 궁금증을 계속 갖으며 사건의 미스터리함에 같이 빠져들게 만든다.
극중에서 이정진은 전과자의 낙인을 벗고 새롭게 새로운 공간에서 새 삶을 시작을 하려고 했지만 증거가 제대로 없어이 ‘진짜 범인이 너다’라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이정진은 편견과 낙인을 벗어버릴 수 없음에 절망한다. 같은 공간에 사는 여동생마저 자신이 오빠가 진짜 살인범이든 아니든,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 도저히 사회적인 생활마저 할 수 없게 돼 집을 떠나갈 때 이정진의 슬픔에 찬 눈빛은 관객들을 그에게 동화시킨다.
또한 충무로의 베테랑 연기파 배우인 김태우와 팽팽한 대결도 눈길을 끈다. 딸 아이를 잃은 아버지 그리고 그가 지목한 용의자, 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기 싸움의 대결을 이어간다. 끝까지 ‘너가 범인’이라고 자신의 생각에 빠져 미쳐가는 김태우와 이정진은 살벌한 몸싸움을 벌인다. 저수지에서 물고문에 가까운 처절한 몸싸움 그리고 떠나가는 이정진을 못 가게 막으며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버스 안에서 숨죽이며 폭행을 가하는 등 두 사람의 분노로 뒤엉킨 몸싸움이 관객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한다.
이정진은 영화 ‘돌이킬 수 없는’에서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힌 청년을 연기하며 사회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 분노,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과오들로 인해 자신이 만들었을 법한 테두리에 갇힌 슬픔을 내적으로 한 단계 더 눌러서 풀어내며 스크린을 사로잡았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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