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용병들이 괜찮더라".
김성근(68) SK 감독이 대만시리즈 우승팀 슝디 엘리펀츠의 외국인 선수에게 관심을 보였다.
지난 2일 '한국-대만 클럽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대만 타이베이 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김 감독은 입국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외국인 투수들이 대체적으로 다 좋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대만으로 떠나기 며칠 전 슝디 동영상을 보면서도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수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변화구 투수들이다"고 말하면서도 기록들을 살펴본 후 "대만리그가 4팀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 정도 기록은 분명 좋은 성적"이라며 눈여겨 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실제로 슝디에는 4명의 외국인 투수가 있다. 카를로스 카스티요(35), 올란도 로만(32), 짐 매그레인(32)이 1~3선발을 이루고 있고 좌완 라이언 큘런(30)이 마무리로 뒤를 받치고 있다. 대만의 외국인 선수 엔트리는 4명을 등록할 수 있고 2명까지 동시에 출장이 가능하다.
이들 외국인 투수 4인방은 사실상 슝디를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카스티요는 다승(14승5패)과 평균자책점(2.17)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며 에이스로 우뚝 섰다. 로만은 다승 2위(12승 7패)지만 탈삼진은 1위(142개)로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또 매그레인은 11승(다승 공동 3위)에 평균자책점 2위(2.25), 탈삼진 3위(117개)를 차지했다. 마무리 큘런은 34세이브(8승 3패, 평균자책점 1.95)로 이 부문 최고에 올랐다. 이번 싱농 불스와 가진 대만시리즈도 이들 4명의 투수들이 사실상 지배했다.
SK로서는 흥미를 느낄만 하다. 2007년과 2008년 2년 동안 활약한 '케니 레이번'라는 성공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번은 2년 동안 통산 22승 11패에 3.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2007년 2008년 5승(3패)에 그쳤지만 SK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 17승(8패)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SK는 2006년 대만 라뉴 베어스에서 뛰고 있던 레이번이 니혼햄을 상대로 코나미컵(아시아 시리즈)에서 역투하자 곧장 영입전에 돌입한 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김 감독이 오는 4일 열리는 한국-대만 클럽 챔피언십 1차전 선발을 "카도쿠라와 글로버 두 명 중 한 명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직접적인 비교를 해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재계약을 앞두고 카도쿠라와 글로버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에 SK 관계자는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단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가 또 다른 관심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화구 위주의 외국인 투수는 영입 후보에 들지 않을 것이다.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직구 구속도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