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류승범 vs '검사' 권상우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0.11.03 09: 15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대한민국 검사의 두 양면성이 빛을 보고 있다.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부당거래’(감독 류승완)와 시청률 30%를 목전에 둔 SBS 드라마 ‘대물’이 바로 그것.
작품도 작품이지만, 그 이중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검사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연기 대결 또한 눈길을 끈다. ‘부당거래’에서 류승범은 검사보다 범인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얼굴로 기가 막히게 캐릭터를 소화해냈고, ‘대물’에서 권상우는 그동안의 부진과 사건 사고를 만회할 정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먼저 영화 ‘부당거래’에서 류승범은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검사 ‘주양’으로 분했다. 자신이 뒤를 봐주고 있는 대기업 회장을 일개 경찰(적어도 그에게는 낮다고 보는)이 건드리자 자신의 위치로 그를 억누르려고 하는 인물이다.

마음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눌러버리고, 힘과 권력 앞에는 한없이 나약한 검사 주양을 류승범은 야비하게, 때론 코믹하게 풀어냈다. 경찰 사정도 좀 봐가면서 하자는 사무관에 말에 “호의가 반복되면 권리인줄 안다”며 싸늘한 표정을 짓는 류승범은 야비한 검사 ‘주양’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그의 특기인 코믹 연기도 자칫 어둡게만 흘러갈 수 있는 영화 속 분위기를 전환시켜 준다. 일부러 오버를 잔뜩 실어 상대방을 압박할 때는 류승범이 아니면 누가 저런 연기를 소화할까 싶을 정도다.
권상우는 정의감 넘치는 ‘하도야’ 검사로 드라마 ‘대물’은 물론, 자신의 연기 인생까지 최고의 순간에 올려놓았다. 돈과 권력에 아부하는 류승범의 ‘주양’ 검사와는 180도 다른 ‘하도야’ 검사는 권력에 정면으로 대항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 모르지만, 하도야는 환경과 상황에 굴하지 않는다. 이런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검사를 권상우는 특유의 껄렁한 이미지와 진지하다가도 순간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화법으로 풀었다. 특히 양아치에서 검사로 탈바꿈한 하도야의 성장배경도 권상우의 연기 몰입을 도왔다.
 
대한민국 최고 여자 대통령을 연기하는 고현정에 비해 한 치 뒤짐없이 정의의 사도로 활약하는 권상우. 자칫 드라마 속에만 존재하는 현실성 없는 검사로 비춰질 수 있지만 권상우는 이를 막힘없이, 성공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부당거래’와 ‘대물’ 속에 등장하는 검사는 분명 180도 다른 인물이지만, 그 검사라는 옷을 입은 류승범과 권상우는 백점 만점에 백점짜리 연기를 펼치고 있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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